러시아 언론 보도…"마을 봉쇄된 가운데 영상 촬영도 금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지난 10월 이슬람교 선지자 무함마드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프랑스 교사를 참수하고 경찰에 사살된 러시아 출신 테러범이 고향인 체첸 마을로 운구돼 매장됐다고 러시아 언론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온라인 매체 '뉴스루'에 따르면 테러범 압둘라 안조로프(18)는 전날 체첸 공화국 우루스-마르타노프 구역의 샬라쥐 마을에 묻혔다.
장례식에는 유족과 친지 등 약 2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조로프의 시신은 며칠 전 터키를 통해 고향 마을로 운구됐다.
시신 도착 후 마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완전히 봉쇄됐고, 마을 주민들을 제외한 외부인 출입이 금지됐다.
장례 당일에도 출입 통제가 철저히 이루어졌고, 마을 주변에는 수십 명의 경찰이 배치돼 경비를 펼쳤다고 통신은 전했다.
당국자들은 장례식에서 영상 촬영도 금지했으며 군인들이 군중 사이를 돌아다니며 촬영하는 사람이 없는지 점검하고 영상을 찍은 사람의 핸드폰을 압수하기도 했다.
통신은 장례식이 예의를 갖춰 명예롭게 진행됐다고 소개했다.
러시아와는 달리 프랑스는 테러리스트의 시신을 유족에게 넘겨줘 조국이나 고향 마을에 안장할 수 있게 한다. 유족이 없으면 국가가 대신 장례를 치른다.
안조로프는 체첸 샬라쥐 마을에서 태어나 모스크바에서도 살았으나 생의 대부분은 가족과 함께 프랑스에서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가족은 지난 3월 프랑스 당국으로부터 2030년까지 거주 허가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프랑스 주재 러시아 대사관 측은 테러 사건 뒤 안조로프가 최근 12년 동안 줄곧 프랑스에서 살았기 때문에 러시아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안조로프는 지난 10월 16일 파리 인근 도시에서 프랑스 중학교 교사 사뮈엘 파티(47)를 참수한 뒤 경찰에 사살됐다.
파티는 수업 시간에 표현의 자유를 설명하기 위해 이슬람교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 소재로 한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 두 장을 학생들에게 보여줬으며 안조로프는 이를 무함마드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여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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