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회의 의제 보고 참석 불필요하다고 판단"
(서울=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의 선두주자인 화이자와 모더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최하는 '백신 최고회의' 초청을 거절했다.
의료전문지 STAT뉴스는 7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8일 백악관에서 열릴 예정인 '백신 최고회의'에 화이자와 모더나의 경영진이 참석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모더나 측은 요청이 있었고 기꺼이 참석할 의향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회의 의제를 보고 나서 참석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코로나19 백신 개발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을 초청해 개발 현황과 보급·관리 계획을 의논하기 위해 마련되는 자리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 프로젝트의 공로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기도 한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 여부를 앞두고 열리는 이 행사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식품의약국(FDA)을 압박하기 위한 자리로 STAT뉴스는 풀이했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리는 이 행사에 코로나19 백신 승인에 관여하는 피터 마크스 FDA 생물의약품 평가연구 센터장도 참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화이자와 모더나는 FDA에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 신청을 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회의에는 화이자·모더나 측뿐만 아니라 의료공급 업체인 매케슨(McKesson)과 약국 체인 월그린(Walgreens)과 CVS, 그리고 배송업체들인 UPS, 페덱스 등에서도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들 업체도 이번 행사에 CEO나 임원이 아닌 하급 직원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STAT뉴스는 전했다.
앞서 화이자의 카트린 얀센 수석 부사장은 "우리는 미국 정부로부터 어떤 자금도 받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이후 본격적으로 백신이 개발 소식이 나오자 FDA를 기득권 공직자를 뜻하는 '딥 스테이트'(Deep State)로 비판하고, 화이자에도 자신의 재선 확률을 떨어뜨리기 위해 고의로 지연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달 초 스티븐 한 FDA 국장에 전화를 걸어 코로나19 백신 승인이 왜 늦어졌는지 경위를 설명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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