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AI 중심 선언, LGU+ 신사업부문 신설, KT도 비통신 역점 예상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통신 3사가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을 계기로 인공지능(AI)·빅테크(거대 정보기술) 기업으로의 변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사의 조직개편은 AI를 기반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규 조직을 만들고 기존 조직의 효율성을 높인 것으로 요약된다.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최근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신사업 육성과 체질 개선이라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SK텔레콤은 "AI가 모든 사업의 기반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는 박정호 사장의 일성에 따라 기존에 핵심 기술을 담당하고 있는 조직들을 AI 중심으로 재편했다.
AI 서비스단은 AI&CO(컴퍼니)로 조직명을 변경하고 관련 서비스 개발에 집중함으로써 SK ICT 패밀리사의 모든 상품 및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연구개발조직인 T3K는 딥러닝 기반 대화형 AI, AI 가속기,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에지컴퓨팅(MEC) 클라우드 등 4대 프로덕트 개발에 집중하는 조직으로 재편됐다. 최근 국내 최초로 선보인 AI 반도체 사피온의 고도화와 글로벌 시장 확대도 T3K가 맡기로 했다.
최대 매출 부서인 MNO사업부는 9개 핵심 사업·프로덕트별 마케팅 컴퍼니로 재편해 사업별로 선택과 집중을 강화한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 헬스와 보안, 교육, 광고, 콘텐츠, 데이터 사업 등 사업 조직을 모아 신규사업추진부문을 신설했다.
LG유플러스는 "각 신사업 분야에서 전문성을 강화하고 성장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서"라며 "최우선 과제로 신사업 영역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황현식 신임 CEO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밝혔다.
기업부문은 5G 확산과 정부의 디지털 뉴딜 등에 따른 새로운 사업 기회 발굴을 위해 전담 조직을 두는 등 기업간거래(B2B) 신규 사업에 주력하기로 했다.
컨슈머사업부문 산하 컨슈머사업 조직은 모바일과 홈의 조직 구분을 없애고 미디어콘텐츠사업그룹으로 재편해 미디어와 콘텐츠를 사업의 중심에 두는 등 조직 면모를 일신했다.
KT는 이번 주말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다.
KT의 조직개편 역시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ABC 중심의 신사업 추진이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현모 사장은 "통신사업자에 머물지 않고 '통신에 기반을 둔 플랫폼 사업자'로 바뀌어야 한다"는 비전과 함께, 2025년 매출 20조원 중 비통신 사업이 절반을 차지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KT가 올해 들어 9개 산학연 기관 및 기업으로 AI 원팀을 구성해 AI 핵심기술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에 나선 데 이어 최근에는 16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는 클라우드 원팀을 결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각에서는 기존 사업의 물적분할 및 신사업 분야의 사업형 지주회사 신설 등 대규모 개편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으나, 이에 따른 부담도 상당해 실현 가능성은 지켜봐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고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면서 '탈통신'이 업계의 화두가 됐다"며 "신사업 기회를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시장 판도가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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