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군, 분쟁지 티그라이서 유엔 보안팀에 발포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미국은 에티오피아의 북부지역 티그라이 분쟁과 관련, 에리트레아 군인들이 반란군과 싸우는 에티오피아군을 지원하기 위해 월경해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복수의 미 정부 및 지역 외교관들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와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 에리트레아 대통령은 2018년 지난 20년에 걸친 적대관계를 종식하는 평화 협정을 맺었으며, 현재 분쟁지 지역정부인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을 공적으로 간주한다.
미국의 이 같은 평가는 에티오피아를 대륙 동쪽 끝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서 동맹국으로 여기는 한편 에리트레아를 인권유린국으로 보는 워싱턴 당국을 곤혹스럽게 할 수 있다.
한 달간 이어진 티그라이 분쟁에 에리트레아가 개입했다고 보는 미국의 증거는 위성사진, 통신 감청 등에 기초해 있다고 다섯 명의 지역 외교관과 한 보안 소식통이 로이터에 말했다.
미 국무부는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지만, 한 대변인은 에리트레아 개입이 사실이라면 우려스러운 사안이라고 말했다.
오스만 살레 무함마드 에리트레아 외무장관은 지난 5일 에리트레아 개입설을 '프로파간다'라고 일축했다.
에티오피아도 과거 숙적이었던 에리트레아의 분쟁 개입을 부인하고 있지만, 아비 총리는 지난주 일부 정부군이 분쟁 초기 에리트레아로 후퇴해 도움을 받았다고는 말한 바 있다.
아비 총리는 지난해 에리트레아와 평화를 이룩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지만, 만약 에리트레아 군대가 에티오피아 땅에 들어왔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서방 동맹국에 경악스러운 일이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연합(AU) 본부를 유치하고 있고 서방 동맹국들과 안보 협력을 하는 가운데 남수단과 소말리아에 평화 유지군을 파견하고 있다.
분쟁 초기부터 에리트레아 군의 개입을 주장한 TPLF는 에리트레아에 최소 네 차례의 로켓 공격을 가했다고 미 국무부는 밝혔다.
TPLF는 지난 한 달간 대규모 에리트레아 병력을 사살하고 포로로 잡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관련 증거는 내놓지 않고 있다.
두 외교관은 로이터에 에리트레아 군은 11월 중순 북부 국경 타운인 잘람베사, 라마, 바드메 등을 통해 에티오피아로 들어온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전직 에리트레아 국방장관 출신으로 이사이아스 대통령과 갈라선 메스핀 하고스는 온라인매체 아프리카 논쟁에 기고한 글에서 에리트레아가 4개 기계화사단, 7개 보병사단, 한 개 특공여단을 파견했다고 국방부 소식통 등을 인용해 주장했다.
수단으로 피란 온 일부 에티오피아인들도 자신들이 티그라이 북부에서 에리트레아 군인들을 봤다고 로이터에 증언했다.
유엔은 티그라이 내 에리트레아 난민 9만6천 명에 대해 폭력이 가해졌다는 보도에 우려를 표명했다.
TPLF 지도자인 데브레치온 거브러미카엘은 로이터에 에리트레아 군인들이 (에리트레아 인권침해를 피해 온) 2개 난민 캠프를 공격해 일부를 납치했다고 주장했으나 증거를 내놓지는 않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일 이들 캠프 가운데 한 곳을 방문하려던 유엔 보안팀이 에리트레아 군복을 입은 병력과 마주쳤다고 두 명의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두 국제 직원을 포함한 유엔 팀은 그러나 난민 캠프 접근이 거부된 채 에티오피아군에 의해 총격까지 받았으며 구금된 상황이라고 이들은 전했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