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항구 함반토타 인근에 건설…스리랑카는 세제 지원 '화답'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중국이 인도양의 섬나라 스리랑카에 3억 달러(약 3천2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결정하는 등 경제 개발 프로젝트를 통한 인도양 영향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8일 이코노미넥스트 등 스리랑카 언론에 따르면 스리랑카 내각은 전날 중국 타이어업체 산둥 하오화의 이런 투자에 대한 감세 조치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산둥 하오화는 3억 달러를 들여 남부 함반토타 항구 인근에 공장을 신설할 수 있게 됐다.
이코노미넥스트는 "이는 함반토타 항구 산업단지에서 승인받은 투자로는 가장 규모 크다"고 설명했다.
공장은 121에이커 부지에 들어선다.
산둥 하오화는 이곳에서 생산된 물량의 80% 이상을 수출하고 나머지는 내수용으로 돌릴 예정이다. 현지 인력 2천여 명도 신규 채용된다.
특히 함반토타 항구는 중국의 인도양 진출의 상징 같은 곳이라 주목된다.
스리랑카는 중국으로부터 빌린 대규모 차관으로 함반토타항을 건설했으나, 차관을 상환하지 못하게 되자 2017년 중국 국영 항만기업인 자오상쥐(招商局)에 99년 기한으로 항만 운영권을 넘겨준 상태다.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등 중국 관련 대규모 프로젝트는 2005∼2015년 집권한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 시절 주로 진행됐다.
마힌다 전 대통령은 현재 총리를 맡고 있고 그의 동생 고타바야는 현 대통령이다. 이들 라자팍사 가문은 친중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고타바야 대통령의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로 라자팍사 가문이 다시 정권을 장악하자 스리랑카에 대한 영향력 강화에 더욱 힘쓰고 있다.
특히 미국·일본·인도·호주 등 '쿼드'(Quad) 4개국이 지난달 인도양에서 합동 군사훈련까지 벌이는 등 중국 견제에 힘을 기울이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10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에 사용하라며 스리랑카에 6억 위안(약 1천억 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스리랑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관광 산업 등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중국은 지난 몇 년간 인도 주변 남아시아 항구 등을 잇달아 개발하는 이른바 '진주 목걸이' 전략으로 인도의 신경을 자극해왔다.
실제로 중국은 2013년 인도양에 핵 추진 잠수함을 파견했고, 함반토타항을 비롯해 방글라데시, 몰디브 등 인도양 곳곳에 거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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