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법원이 미국의 석방 압력에도 불구하고 아랍 국가들을 비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미국 시민권자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로이터통신은 8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미·사우디 이중국적의 의사 왈리드 알 피테이히가 법원으로부터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법원은 피테이히에게 형을 마친 후에도 추가로 6년간 출국할 수 없도록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피테이히가 당국의 허가 없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트위터를 통해 아랍국가들을 비판한 혐의(사이버 형법 위반)가 유죄로 인정됐다.
그는 또 테러조직에 동조하고 이를 지원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해당 테러조직이 무슬림형제단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무슬림형제단을 테러조직으로 간주하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
그는 2017년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왕세자가 부패 척결을 명분으로 시작한 엘리트 계층 숙청에 걸려 처음 구금됐다가 2년 뒤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미국에서 교육받은 피테이히는 홍해 연안 도시 제다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며 종교 관련 연설로 주목받은 인물이다.
인권단체들은 이 사건에 정치적인 동기가 개입됐다고 비난해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10월 피테이히에게 내려진 출국 금지 조치를 풀어달라고 사우디 측에 요청하기도 했다.
형이 선고된 후 미 국무부 대변인은 "매우 실망했다"며 "유죄가 선고된 이유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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