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도 빈부격차…소득 낮을수록 말기 발견율 높아져

입력 2020-12-10 12:00   수정 2020-12-10 12:47

암 환자도 빈부격차…소득 낮을수록 말기 발견율 높아져
초기인 1기 발견율은 소득 300만원 미만이 36%, 600만원 이상이 58%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암 환자의 소득에 따라 최초 진단 시 암의 진행 단계 및 전이 여부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소득이 낮을수록 암이 상당히 진행된 3기 또는 4기에서 진단받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암 치료 환경의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단체 '올캔코리아'(All.Can Korea)는 암 환자 495명에 설문한 결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조사는 올해 10월 14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간 암 관련 환우회를 통한 온라인 설문으로 진행됐다.
국가 6대암 검진 대상 암(위·대장·간·유방·자궁경부·폐암)을 기준으로 암 환자들은 최초로 종양을 발견할 때 '자각 증상이 있어 검사를 받아 발견했다'는 응답이 38.1%로 가장 많았다.
특히 환자가 자각할 정도로 증상이 발현한 후 암을 진단받는 경향은 가계의 월 소득이 낮을수록 짙어졌다. 월 소득이 600만원 이상인 암 환자는 자각 증상으로 검사를 받고 진단받았다는 비율이 27.0%였으나 300만원 미만일 경우 44.4%에 달했다.
암을 진단받을 때의 병기(암의 진행 단계)와 전이 여부도 월 소득에 따라 차이가 났다.
가계의 월 소득이 300만원 미만 환자는 1기에서 진단받는 비율이 35.5%였고, 600만원 이상 환자는 57.8%였다. 월 소득이 높을수록 비교적 암의 초기 단계에서 암을 진단받는 비율이 높았다.
반면 3기와 4기에 암을 진단받는 환자의 비율은 대체로 월 소득이 낮을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최초 진단 시 암이 전이된 상태였던 비율도 300만원 미만은 18.2%, 600만원 이상은 8.4%로 2배 이상의 차이가 났다.
단국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정유석 교수는 "암 진단부터 소득에 따른 건강 형평성의 불균형이 드러나고 있다"며 "소득이 낮을수록 증상이 나타난 후에야 검사를 받고, 이때 암이 진행된 상태이거나 이미 전이된 비율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저소득층의 조기 검진의 접근성을 증대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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