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코로나19 병원치료자의 16% 해당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영국에서 다른 병을 치료하러 병원에 왔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환자가 1만 명이 넘는다고 현지 일간 텔레그래프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염병에 대한 방역이 가장 철저해야 할 병원이 코로나19의 '진앙' 중 한 곳이 됐다는 것이다.
이런 병원발 감염자수는 8월부터 영국에서 코로나19로 병원 치료를 받은 감염자의 16%에 해당한다고 이 신문은 집계했다.
NHS 햄프셔의 경우 이곳에 보고된 코로나19 확진자 357명의 약 40%에 달하는 139명(5명 사망) 병원발 감염자로 파악됐다.
이어 8월부터 코로나19 환자를 100명 이상 치료한 의료기관 중 NHS 엡솜·세인트헬리어대학과 NHS 킹스턴의 병원발 감염자 비율이 각각 37%, 34%로 높았다.
이 비율이 22%인 NHS 테임사이드·글로솝은 9월 한때 잉글랜드 지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망 중 3분의 1을 차지해 시선을 끌었다. NHS가 사망자가 급증한 이 시설을 조사했지만 방역 조처가 제대로 이뤄졌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 신문은 그러나 이곳에서 치료받은 환자 20여 명의 가족을 인터뷰해보니 의료진이 NHS의 지침과 달리 코로나19 증상자와 일반 병동의 입원 환자를 분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의 자료를 확보해 취재한 결과 이런 사실을 포착했다면서 코로나19 대유행의 위기를 맞아 보건 당국과 병원이 다른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적절하게 방역 조처를 했는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레이터 맨체스터에 있는 한 병원에 다른 질병으로 입원했다가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들의 유족은 이에 대해 '불필요한 죽음'이라며 직무를 방기한 병원이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NHS 햄프셔의 라라 앨로웨이 최고의료책임자는 이 신문에 "우리 병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감염 사례 하나하나를 자세히 조사중이다"라며 "코로나19 증상자와 다른 환자를 철저히 분리했다"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영국 하원 보건·사회복지위원회 제러미 헌트 위원장은 "NHS 직원(의료진)에 대한 주간 감염 검사를 지난달 도입했는데 뒤늦었을지도 모른다"라며 "병원발 감염이 이런 수준인데 대해선 변명의 여지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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