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월간지 "靑외교비서관 두차례 방일…징용·북한문제 협의"

입력 2020-12-10 17:32  

日월간지 "靑외교비서관 두차례 방일…징용·북한문제 협의"
징용문제·대북 협력 관련해 서훈 국가안보실장 역할 주목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이 발족한 후 청와대 외교정책 비서관이 두 차례 일본을 방문해 양국 관계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발매된 일본 월간지 '분게이슌주'(文藝春秋) 최신호는 마키노 요시히로(牧野愛博) 아사히(朝日)신문 편집위원이 쓴 "징용공 문제 '일한 비밀 교섭'의 전모"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철민 주헝가리 한국대사가 청와대 외교정책비서관으로 일하던 올해 10월과 11월 일본을 비공개로 방문해 당국자를 만났다고 전했다.
올해 10월 11일 일본을 방문한 박 당시 비서관은 다음 날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당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만나 징용 문제에 관해 '한국 측이 기금을 만들어 현금화(강제 매각을 의미)된 일본 기업의 자산을 사들일 테니 나중에 일본 기업이 그것을 되사면 된다'는 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박철민의 제안은 올해 초부터 한국 측이 일본에 비공식 타진했다는 이야기가 돌았던 '한국 정부가 현금화와 동시에 일본 기업의 손해를 보전(補塡)한다'는 방안보다 후퇴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은 이에 대해 "가령 동시에 이뤄지더라도 판결의 집행을 인정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며 거절했으며 박철민의 제안은 일본을 떠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게이슌주는 분석했다.
다키자키는 같은 달 28일 서울을 방문해 청와대에서 박 당시 비서관을 다시 만났고 일본 측은 여러 경로로 징용 문제에 관한 자국의 입장을 한국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철민은 지난달 19일에 다시 일본을 방문해 다키자키 외에 일본 정보기관 관계자 등과도 만났으며 앞서 일본에 왔을 때와는 달리 북한을 주제로 여러 대화를 나눴다고 분게이슌주는 전했다.

북일 외교 진행 상황을 묻거나 스가 정권이 대북 정책을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는지를 살피고 대북 정책으로 한국과 일본이 협력하자는 뜻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납치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내건 스가 정권 입장에서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협력하는 것이 나쁜 것이 없는 선택지라고 분게이슌주는 평가했다.
일본은 2018년 서훈 당시 국가정보원장의 도움을 받아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당시 내각정보관이 베트남에서 김성혜 북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과 회담한 경험도 있는 만큼 인맥과 정보가 우월한 한국의 협력은 가뭄에 단비라는 것이다.
분게이슌주는 한국 정부가 징용 문제와 관련해 어떤 조치를 해야 일본이 수용할지 이해하고 있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소개하고서 시기가 무르익으면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일본 총리관저를 찾아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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