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연구팀, 계단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과 운동능력 간 관계 분석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스페인 연구팀이 계단 오르기로 손쉽게 심장 건강을 체크하는 방법을 내놨다. 1분 안에 60계단을 걸어서 오를 수 있으면 심장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스페인 아카루냐대학병원 심장병 전문의 헤수스 피트 박사는 11~12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유럽심장학회(ESC) 유럽심혈관영상협회(EACVI) 총회에서 계단 오르기로 심장 건강을 체크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연구 목적은 심장 건강을 평가하는 간단하고 저렴한 방법을 찾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계단 오르기 같은 일상적 활동과 실험실에서 하는 운동검사로 얻은 결과 사이의 관계를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운동할 때 심장통증이나 숨 가쁨 등 중상을 보이는 관상동맥질환 환자와 이 질환에 걸린 게 아닌가 의심스러워 운동검사를 받은 165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먼저 운동 강도를 높이면서 러닝머신 위를 걷거나 달리는 운동을 지칠 때까지 하게 하고 운동 능력을 대사 당량(MET)으로 측정했다. 이어 이들에게 15~20분 휴식을 취한 뒤 60계단을 빠른 걸음으로 쉬지 않고 오르게 하고 시간을 측정했다.
대사 당량은 조용히 앉아 있을 때의 에너지 소비량, 즉 산소 사용률(1kcal/kg/hour 또는 3.5mL/kg/min)이다. 천천히 걷기 같은 가벼운 활동에는 3MET 미만, 빠르게 걷기 같은 중간 강도 활동은 3~6MET, 조깅 같은 강도 높은 활동은 6MET 이상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이 운동할 때 측정된 MET와 60계단을 오르는 데 걸린 시간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계단 오르는 데 40~45초 걸린 환자들은 9~10MET를 소비했지만 1분 30초 이상 걸린 환자들은 8MET 미만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검사에서 10MET 이상 소비하면 사망률이 연간 1% 내외, 10년간 10% 정도 낮아지고, 8MET 미만이면 사망률이 연간 2~4%, 10년간 30%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닝머신 운동 검사 중 심장 영상을 촬영해 계단 오르기에 걸린 시간과 비교 분석한 결과 1분 30초 이상 걸린 환자 가운데 58%는 심장 기능이 정상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1분 이내에 계단을 오른 환자 중에서는 32%만이 심장 기능이 비정상적이었다.
피트 박사는 계단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과 운동 능력 사이의 상관관계는 일반인들에게서도 비슷할 것이라며 "60계단을 오르는 데 1분 30초 이상이 걸리면 건강 상태가 최상이 아니라는 의미로, 의사 진찰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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