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새 10건 확진…오리 산지가격 올랐지만 육계·계란은 혼조세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경기부터 전남까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13일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국내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모두 10건이다.
지난달 26일 전북 정읍의 육용오리 농장에서 2년 8개월 만에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이후 지난 1일 경북 산주 산란계 농장, 4일 전남 영암 육용오리 농장, 6일 경기 여주 산란계 농장, 7일 충북 음성 메추리 농장과 전남 나주 육용오리 농장, 8일 여주 메추리 농장, 9일 나주 육용오리 농장과 전남 장성 종오리 농장, 10일 정읍 육용오리 농장에서 잇달아 고병원성 AI가 확진됐다.
전날에는 경기 김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 의심신고가 들어와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다.
야생조류의 경우 경기에서 제주에 이르기까지 24건의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왔고, 7건에 대해서는 현재 고병원성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야생조류와 사육 가금 모두 H5N8형으로 동일하다.
농식품부는 바이러스가 철새를 통해 국내로 유입돼 사육 가금에 전파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고병원성 AI가 확진되면 질병의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반경 3㎞ 내 가금류를 모두 살처분한다.
가축방역당국은 지난 11일까지 73개 농가에서 기르는 가금 429만8천마리를 살처분했다. 오리 62만1천마리, 닭 219만4천마리, 메추리 148만3천마리다.
AI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중수본은 전날 0시부터 48시간 전국 가금농장과 축산시설의 가축·종사자·차량 등에 대해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이동중지 기간 전국 가금농장은 대대적인 일제 청소과 소독을 추진한다.
고병원성 AI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가금육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오리의 경우 산지 가격이 올랐지만 닭과 달걀 가격은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4시 기준 오리 1㎏당 산지 가격은 1천699원으로 지난달보다 17.3%, 지난해보다 25.4% 뛰었다.
특란 10개당 소비자 가격은 1천856원으로 전월보다 0.2%, 지난해보다 4.0% 상승했으나 산지가격(1천125원)은 지난달과 지난해보다 각각 1.2%와 4.9% 하락했다.
육계의 경우 1㎏당 산지 가격은 1천347원으로 지난달보다 3.2%, 지난해보다 1.7% 오른 반면에 소비자가격은 4천999원으로 지난달보다 4.2%, 지난해보다 2.5% 떨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일단 닭·오리의 공급이 충분해 수급이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육계는 30일 내외, 오리는 45일 내외면 출하가 가능하다.
최근 일부 가금이나 달걀의 가격이 오른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가정 소비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AI가 빠르게 퍼지고 있는 만큼 상황을 매일 모니터링하면서 수급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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