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체 "미중 갈등 원인, 가치관 아닌 이익 충돌 때문"
(베이징·선양=연합뉴스) 김진방 차병섭 특파원 = 기존 패권국과 신흥 강대국 간에는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투키디데스의 함정' 개념으로 유명한 미국 석학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집권 시 "미중간 이념 차이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14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그레이엄 엘리슨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이 매체 인터뷰에서 "개인의 자유, 인권, 민주주의에 대한 미중간 근본적 차이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면서 이같이 답했다.
그는 미국 독립선언서상의 '생명·자유·행복추구권'을 언급한 뒤 "보통 중국인, 홍콩 주민, 신강(新疆) 위구르자치구의 위구르족 등 지구상의 모든 인구에게 적용된다"면서 "미국인은 민주주의가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최선의 정부형태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바이든 행정부가 더는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버리고 동맹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봤다.
엘리슨 교수는 이어서 "미중이 치열한 경쟁과 강력한 파트너십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강대국 관계를 찾으려고 하면서, 나머지 세계는 더욱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중국이 세계 2번째 경제 대국이자 대다수 국가의 주요 무역 상대가 된 만큼, 미국이 동맹·우방국에 미국과의 군사 관계와 중국과의 경제 관계 사이에서 선택하도록 설득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엘리슨 교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2012년 미국에 제안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던 '신형 대국관계'와 관련, 대만·남중국해 문제 등을 중국의 핵심 이익으로 인정해달라는 의미라면 바이든 행정부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신 "미중 양국 지도자가 양자관계의 새로운 개념을 함께 개발하기를 바란다. 이는 서로가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적 근거일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슨 교수는 양국이 협력 가능한 외부 위협으로 '핵전쟁, 핵무기의 무정부상태, 글로벌 테러리즘, 기후 문제, 전염병' 등을 꼽으며 "양국이 공유하는 필수적인 국익이 둘을 갈라놓는 국익보다 훨씬 크다"고 보기도 했다.
한편 글로벌타임스는 논평을 통해 미중 갈등 원인은 상호 가치관의 차이가 아닌 이익의 충돌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서방 국가들은 중국과 서방의 갈등을 '가치 갈등'으로 규정하려 한다"며 "이들은 자신들이 구축하려는 반중(反中) 전선이 가치기반 동맹이라는 것을 강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중국인은 이런 논리에 빠져서는 안 된다"면서 "중국이 추구하는 가치는 서방의 보편적인 가치와 크게 다르지 않을 뿐 아니라 인류 공동의 가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과 서방의 가치체계의 차이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서구가 소중히 여기는 민주주의, 자유, 법치, 평등은 중국 사회주의의 핵심 가치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실 중국과 미국의 경쟁은 주로 이익에 관한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에 대해 이념 공세를 펴는 진짜 의도는 패권적 지위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chin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