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한국씨티은행이 10년 넘게 분쟁이 이어져 온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사태와 관련, 일부 피해기업에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씨티은행은 14일 이사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변동하면 약정한 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으나, 범위를 벗어나면 큰 손실을 보는 구조의 파생상품이다. 수출 중소기업들이 환율이 내릴 것에 대비해 환헤지 목적으로 대거 가입했다가 2008년 금융위기 때 환율이 급등하면서 막대한 피해를 봤다.
한국씨티은행은 '키코 사태와 관련해 법률적인 책임은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키코 피해 기업에 대해 보상을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작년 12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안을 거부했을 당시에는 키코 사태와 관련한 민법상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배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추가적인 법적 검토를 거쳐 배임 우려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씨티은행은 "우리 은행은 키코 관련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업체 중 과거 법원 판결 기준에 비춰 보상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기업에 대한 보상을 검토해 왔다"며 "이날 이사회에서는 당행의 법적 책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대한 경제적 지원 차원에서 일부 기업에 대해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씨티은행은 이날 구체적인 보상금 지급 수준이나 대상 기업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작년 12월 금감원 분조위는 한국씨티은행을 포함해 은행 6곳의 키코 불완전판매에 따른 배상책임이 인정된다며 피해기업 4곳에 손실액의 15~41%를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리고 나머지 147개 피해기업에 대해선 분조위의 분쟁조정 결과를 토대로 은행에 자율조정(합의 권고)을 의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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