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결과·州별 인증·선거인단 투표 모두 '바이든 306 vs 트럼프 232'
CNN "'신의 없는 선거인' 효과無"…더힐 "민주 측, 바이든 단절 압박 못 느껴"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14일(현지시간) 미국 50개 주(州)와 워싱턴DC에서 일제히 열린 대선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탈표가 단 한 표도 나오지 않았다.
이날 버몬트주에서 시작돼 하와이주에서 막을 내린 선거인단 투표는 조 바이든 당선인이 30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 대선 승리 기준인 270명을 훌쩍 넘긴 것으로 결론이 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대로 선거인단 232명 확보에 그쳤다.
11·3 대선 개표 결과와 이를 각 주에서 인증한 결과가 이날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한 치의 오차 없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원래 선거인단 투표는 요식적인 절차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50차례가 넘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불복으로 인해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변수에 관심이 쏠렸다.
이른바 '신의 없는 선거인'(faithless elector)이라 불리는 것으로, 선거 결과에 따라 주별로 선출된 선거인이 그 주에서 이긴 후보에게 투표해야 하는 원칙을 어기고 다른 사람에게 '배신 투표'하는 것을 일컫는다.
유례없는 불복 사태 속에서도 이런 배신 투표가 없었다는 것은 선거인단이 현실을 부정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미국 언론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격돌했던 2016년 대선의 선거인단 투표 때는 10명의 '신의 없는 선거인'이 나왔다.
7명이 주별 결과와 반하는 투표를 했고, 3명은 선거인 교체가 이뤄졌다. 결과적으로 클린턴은 5표, 트럼프는 2표의 손실이 있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당시 개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기자 일부 민주당 의원은 러시아 개입 등으로 선거가 도둑맞았다고 주장했고, 일부 반(反)트럼프 활동가는 공화당 선거인단이 반란표를 행사해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을 했다.
CNN은 "당시 트럼프로 측 선거인단을 뒤집으려는 움직임 속에 1872년 이래 최다인 10명의 '신의 없는 선거인'이 나왔다"며 "하지만 클린턴이 트럼프보다 오히려 더 많은 선거인을 잃었다는 것은 그게 얼마나 효과가 없는지 보여줬다"고 전했다.
더힐도 "올해 민주당 선거인단은 바이든 당선인과 단절하려는 압박을 느끼지 않았다"고 했다. 바이든 승리 주 선거인단이 그대로 바이든에게 투표했다는 뜻이다.
1990년부터 2012년 대선까지 배신 투표를 한 선거인은 9명뿐이었다.
물론 32개 주와 워싱턴DC는 선거인이 그 주의 선거 결과를 준수하도록 법으로 의무화했지만 이를 어기더라도 벌칙이 벌금에 불과하다. 나머지 주는 결과 준수 의무 규정이 없어 선거인이 배신 투표를 고수하더라도 강제적으로 막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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