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총리 퇴진, 군주제 개혁, 헌법 개정을 외치며 5개월간 이어온 태국의 반정부 시위가 연말을 맞아 잠시 휴지기에 들어간다.
15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대의 지도부 가운데 한 사람인 아논 남빠 인권변호사는 전날 "우리는 설 연휴 기간에 휴지기를 가질 예정"이라며 "내년에 더 많은 참가자와 함께 더 강렬한 시위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논 변호사는 또 "올해는 서곡에 불과하다"며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태국의 반정부 시위는 올해 2월 젊은 층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던 야당인 퓨처포워드당(FFP)이 강제 해산된 후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다가 7월 중순 재개됐으며 총리 퇴진과 개헌은 물론 그동안 금기시됐던 군주제 개혁 요구까지 분출하면서 4개월간 이어졌다.
국왕이 신성시되는 데다 최장 15년형에 처할 수 있는 왕실 모독죄가 존재하는 태국에서 군주제 개혁 요구는 초유의 일이어서 파문을 불러왔다.
반정부 시위와 꾸준히 함께한 대표적인 상징은 '세 손가락 경례'다.
검지, 중지, 약지를 펼쳐 위로 향하게 하는 것인데, 2012년 영화 '헝거 게임: 판엠의 불꽃'에 등장한 것을 빌려왔다.
2014년 태국 군부의 쿠데타 당시 이에 항의하고 반대하는 표시로 사용되면서 태국 민주 진영의 상징처럼 각인됐다.
네티즌들은 세 손가락이 선거, 민주주의, 자유를 뜻한다고 풀이한다.
또 오리 모양을 한 노란색 대형 고무보트와 공룡 인형 등이 반정부 시위대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