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인사 핵심은 '도심항공·로봇·수소'…세대교체도 단행

입력 2020-12-15 12:22  

정의선 인사 핵심은 '도심항공·로봇·수소'…세대교체도 단행
UAM·연료전지·로보틱스 담당 나란히 승진…미래 신사업 가속화
부회장단 4명 중 2명 용퇴…정몽구 넘어 정의선 시대로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취임 두달만에 시행한 첫 임원인사의 핵심은 '미래 사업 강화'와 세대교체로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15일 하반기 임원 인사에서 신재원 현대기아차 UAM(도심항공모빌리티)사업부장(부사장)을 사장으로, 김세훈 현대기아차 연료전지사업부장(전무)을 부사장으로, 현대기아 현동진 로보틱스랩장을 상무로 승진 각각 임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규 임원 승진자 가운데 약 30%가 미래 신사업·신기술·R&D(연구개발) 부문에서 배출됐다"며 "미래 사업 비전을 가속하는 역량 확보에 초점을 둔 인사"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사업으로 추진 중인 UAM, 수소연료, 로보틱스를 주도할 차세대 리더가 전면배치됐다.
정 회장이 지난해 10월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이번 인사는 이러한 정 회장의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친환경차·UAM·로보틱스 분야 등 미래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며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을 강력히 추진 중이다.
현대차는 올해 1월 CES 2020에서 안전성을 최우선 원칙으로 저소음, 경제성과 접근 용이성, 승객 중심의 4대 원칙을 바탕으로 개발 중인 UAM 콘셉트 'S-A1'을 선보이며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2026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화물용 UAS(무인 항공 시스템)를 시장에 최초로 선보이고,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을 출시한다는 것이다.
신재원 사장의 승진은 UAM 개발과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 사장은 NASA 항공연구총괄본부장 출신으로 지난해 신설된 UAM 사업부를 맡아 현대차의 UAM 사업을 총괄했다.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신 사장은 1989년 NASA 산하 글렌리서치센터에 입사해 항공안전과 항법 시스템 연구개발을 담당했으며 1998년에 글렌리서치센터 항공안전기술개발실장으로, 2001년에는 항공연구본부장으로 승진하는 등 미래항공연구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현대차의 로봇 개발을 주도한 현동진 로보틱스랩장의 상무 승진도 눈에 띈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현 상무는 1978년생으로 현대차융합기술개발팀장과 현대차로봇플랫폼팀장을 역임했다.
현대차는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하고 로봇 사업 강화에 첫걸음을 뗐다. 현대차는 자율주행차, UAM, 스마트 팩토리 기술과의 시너지를 도모하면서 로봇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입할 계획이다.
현 상무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이후 규모가 커진 현대기아차의 로봇 사업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세훈 부사장의 승진은 미래자동차의 핵심인 수소 연료 분야 강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이달 10일 기존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와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의 2대 사업 구조에 수소연료전지 기반 사업인 수소(H2) 솔루션을 새롭게 추가한 2025 전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수요연료전지 시스템 브랜드 'HTWO(에이치투)'를 런칭해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하고 수소 생태계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2023년 70만기의 수소연료전지를 시장에 판매하는 게 목표다.
현대차는 기존 수소전기차를 만들어 판매하는 친환경차 제조기업에서 수소 생태계 확장을 주도하는 수소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화를 추진 중이다.
이미 현대차는 올해 스위스 GRZ를 비롯해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에 수소연료전지를 수출하는 등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인사는 정몽구 명예회장 시대를 넘어 '정의선호'의 본격적인 출항을 알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 명예회장의 최측근인 김용환 현대제철[004020] 부회장,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이 이번 인사에서 용퇴했다. 김 부회장은 그룹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기획조정실의 수장을 맡으며 정 명예회장의 '복심'으로 불렸다.
기존 부회장단 4명 중 2명이 물러나면서 신임 사장들의 역할이 증대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의선 회장의 '매형'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윤여철 현대차[005380] 노무총괄 부회장은 자리를 유지했다.
특히 이날 현대차 대표이사로 내정된 장재훈 사장은 대표적인 정 회장의 측근으로 꼽힌다. 정 회장과 고려대 동문인 장 사장은 제네시스사업본부장과 국내사업본부장을 맡아 가까이에서 정 회장을 보좌했다.
이번 인사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김걸 현대차 기획조정실장(사장)과 공영운 전략기획담당 사장 등도 정 회장의 '오른팔'로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을 지원할 전망이다.
p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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