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파격, 교통장관에 부티지지…첫 성소수자 입각 눈앞(종합)

입력 2020-12-16 13:26   수정 2020-12-17 07:31

바이든의 파격, 교통장관에 부티지지…첫 성소수자 입각 눈앞(종합)
오바마 행정부 출신 '워싱턴 주류' 일색 행정부에 30대 젊은 새피 '수혈'
에너지부 장관·기후차르도 내정…기후변화 관련 정책 '삼각편대' 진용 구축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송수경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때 당내 경선 라이벌이었던 피트 부티지지(38)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을 교통부 장관으로 파격 발탁했다. 이로써 첫 동성애자 장관의 탄생을 눈앞에 두게 됐다.
또한 에너지부 장관에 제니퍼 그랜홀름(여·61) 전 미시간 주지사, 신설된 '기후 차르'에 지나 매카시(여·66) 전 환경보호청(EPA) 청장이 각각 내정됐다고 AP통신이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최우선 정책인 기후 변화 대응 문제를 이끌 행정부 내 삼각편대의 진용이 윤곽을 드러낸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1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부티지지 전 시장을 교통부 장관으로 지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그는 일자리와 인프라, 공정, 그리고 기후 도전과제들을 맡을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은 또한 "피트 부티지지는 리더이고 애국자이며 문제 해결자"라며 "그는 하나로 통합된 나라로서의 우리를 향해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티지지 지명자는 트윗을 통해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힌 뒤 "이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후 도전과제를 맞닥뜨리고 모두를 위한 공정을 향상시킬 엄청난 기회의 순간"이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교통 혁신'을 강조하며 "이제는 임금을 제대로 받는 수백만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사회를 재활성화시키며 모든 미국 국민이 번창하도록 하는, 현대적이고 지속 가능한 인프라를 통해 더 나은 재건을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상원 인준을 통과한다면 그는 최초의 공개적인 LGBTQ(동성애자·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성 소수자) 각료가 된다고 CNN방송 등 미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와 함께 중소도시의 시장에서 대권주자로까지 성장했던 '젊은 피' 부티지지의 행정부 합류는 수십 년간의 워싱턴 경험을 가진 인사들이 주류를 이룬 바이든 첫 행정부에 젊은 역동성을 더할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여성과 유색 인종 비율을 높이는 등 '다양성 내각'을 추구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워싱턴 주류'라 할 수 있는 오바마 행정부 출신 '올드 보이'들이어서 해당 분야의 경험과 전문성은 풍부하지만 '뉴 페이스'가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부티지지는 당내 경선을 통해 중앙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지만 워싱턴 주류 사회에서는 여전히 '아웃사이더'로 꼽힌다.
중도 성향의 온건파로 꼽히는 부티지지 전 시장은 올해 초 아이오와 첫 당내 경선에서 1위에 오르는 파란을 연출하며 '백인 오바마'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뒷심 부족으로 한 달 만에 중도하차했고,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그가 대권 도전 경험을 발판으로 장관에 발탁됨에 따라 연방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직을 수행할 경우 차기주자로서 가능성을 한층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부티지지는 바이든 승리 이후 행정부 참여 가능성이 꾸준하게 제기돼왔으며 보훈부 장관과 함께 주중대사 하마평에도 오른 바 있다.
부티지지는 2012년부터 올해 초까지 인디애나주에서 네 번째로 큰 사우스벤드의 시장을 연임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군 정보 장교로 복무한 경력도 있다.
하버드대를 나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공부한 로즈 장학생 출신인 그는 공직 이전에는 매켄지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부티지지 발탁에 대해 당장 성소수자 단체들은 "십년간의 노력 끝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환영했다.



에너지부 장관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그랜홀름 전 주지사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미시간주 법무장관을 지낸 데 이어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미시간의 첫 여성 주지사로서 재임했다.
주지사 퇴임 후 캘리포니아로 거처를 옮겨 UC버클리 교수를 지냈다. 현재 CNN방송 정치 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랜홀름은 주지사 시절인 2009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대침체를 맞게 되자 태양 전지판 등 생산시 장려금 지원을 비롯한 '녹색 경제'를 통해 디트로이트의 자동차업체들을 살리는데 주력한 바 있다.



국내 기후 관련 정책을 조율·총괄하는 최고 책임자에 내정된 것으로 전해진 매카시 전 청장은 오바마 행정부 때 EPA 청장을 지내고 현재 미국의 대표적 환경단체인 천연자원보호협의회(NRDC) 회장을 맡고 있다.
EPA 청장 시절 공기 및 수질 오염을 줄이는 정책들을 이끌었으며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오바마의 대표적 친환경 정책인 '청정전력계획'을 주도했다.
'글로벌 기후 차르'라 할 수 있는 기후특사로 앞서 지명된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이 카운터파트이다.
교통장관과 에너지장관, '기후 차르' 등 3개 직 모두 기후를 해치는 석유 배출을 조속히 줄이기 위한 자동차 및 교통 시스템 개조를 위한 바이든의 공약을 이행해가는데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내무장관 후보로는 뎁 홀란(민주·뉴멕시코) 하원의원이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라구나푸에블로족 여성인 그가 실제 발탁, 상원 인준을 통과한다면 내무부를 이끄는 첫 원주민 장관이 된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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