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대기 부유 미립자가 천둥 동반 폭풍우 더 강하게 만들어

입력 2020-12-16 16:36  

도시와 대기 부유 미립자가 천둥 동반 폭풍우 더 강하게 만들어
뇌우(雷雨) 모델 컴퓨터 모의실험 통해 확인…우박도 더 크게 해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인간이 만들어낸 '대기 부유 미립자'(에어로졸)와 도시의 존재가 천둥을 동반한 폭풍우를 더 강하게 만들고 우박 크기를 키우며, 도시 쪽으로 끌어당기기까지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에너지부 '태평양 북서부 국립연구소'(PNLL)에 따르면 이 연구소 소속 대기 과학자 판지원 박사는 에어로졸과 도시가 뇌우(雷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컴퓨터 모의실험 결과를 최근 열린 미국지구물리학회(AGU) 회의를 통해 발표했다.
판 박사는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우박을 동반한 격렬한 뇌우와 텍사스주 휴스턴 주변에서 해풍이 만드는 좀 더 순한 형태의 뇌우 등 두 종류의 매우 다른 뇌우를 모델로 도시와 에어로졸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뇌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도시는 건물이 태양열을 흡수하고 바람의 흐름을 방해해 주변 지역보다 온도가 높을 때가 많으며, 앞선 연구를 통해서 날씨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밝혀져 있다. 에어로졸도 강우량과 온도 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가 많이 이뤄져 왔다.
판 박사는 이런 기존 연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도시와 에어로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나타나는 현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휴스턴 뇌우 모델에서는 도시와 에어로졸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강우를 더 오래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가 없을 때와 비교해 비가 30분가량 일찍 시작하고 강우량도 1.5㎜ 더 늘었으며, 해풍도 도시의 영향을 받아 더 강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바다 쪽의 온도가 낮고 밀도가 높은 공기가 해풍을 타고 휴스턴 쪽으로 실려 올 때 습기를 동반해 도시의 따뜻한 공기와 충돌하면서 도시가 없을 때에 비해 더 강한 대류를 만들며, 해풍이 잦아든 뒤에도 도시의 남은 열이 대류를 지속시킴으로써 비를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가 없을 때는 해풍이 약해지고 폭풍우도 더 일찍 소멸하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여기에다 에어로졸은 강우를 늘리는데 도시보다 더 큰 작용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증기와 얼음 입자, 0도 이하에서도 얼지않는 과냉각물방울이 섞인 혼합구름이 형성되고 대류가 강해지면서 많은 초미립자는 구름을 구성하는 작은 물방울로 바뀌고 이는 수증기의 응결을 강화해 폭풍우를 더 강하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캔자스시티 뇌우 모델에서는 도시의 건조하고 따뜻한 공기가 바람을 타고 가다 농촌과의 경계지역에서 더 차고 습기가 많은 농촌 공기를 만나 강하게 섞이면서 격렬한 폭풍우를 형성해 도심 쪽으로 향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휴스턴 뇌우 모델에서와는 달리 에어로졸은 단독으로는 폭풍우를 시작하거나 확산시키지 않고 우박에도 크게 영향을 주지 않지만 도시와 결합할 때는 우박 크기를 키워 더 위험한 우박 폭풍우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 박사는 이런 점을 들어 도시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때 에어로졸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에어로졸이 미치는 영향이 환경 오염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 이미 오염이 된 상황에서는 에어로졸이 늘어난다고 해서 많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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