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터키 교민사회의 도움으로 터키에서 혼자 지내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어르신이 귀국길에 올랐다.
터키 남서부 이즈미르에서 식당 일을 하던 이 모(76) 씨는 지난 봄 영양실조와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4년 전 부인을 잃고 터키에 혼자 남은 이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으로 일자리를 잃게 되자 집세를 낼 수 없었으며,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렸다.
그의 처지가 알려지자 교민들은 모금 운동을 벌여 밀린 집세와 치료비를 마련했으며, 김재수 이즈미르 한인회장은 이 씨를 자신의 집에 기거하게 했다.
교민들의 도움으로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한 이 씨는 귀국을 희망했다. 약 30년 전 한국을 떠난 이 씨는 한국에 의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 처지였다.
그러자 터키한인회총연합회는 국내의 재외한인구조단과 협력해 이 씨가 치료받을 수 있는 시설을 물색했고, 이즈미르 한인성당의 고인현 도미니코 신부는 귀국 항공편을 마련했다.
앙카라의 주터키한국대사관과 이스탄불의 한국총영사관도 적극적으로 이 씨의 귀국을 지원했다.
대사관은 외교부로 전문을 보내 이 씨의 사정과 귀국 사실을 알렸고, 총영사관은 이스탄불 공항에 직원을 파견해 거동이 불편한 이 씨의 탑승을 도왔으며, 긴급상황에 대비해 터키항공과 핫라인을 구축했다.
박용덕 한인회장은 이즈미르 공항에서 이 씨와 함께 국내선 항공편으로 이스탄불 공항으로 이동했으며, 이스탄불·인천 구간은 같은 비행편으로 귀국하는 교민 부부가 함께했다.
이 같은 교민 사회와 공관의 협력으로 이 씨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무사히 귀국길에 올랐으며, 현재 재외한인구조단의 도움으로 강화의 시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박용덕 한인회장은 "어려운 처지에 놓인 어르신을 위해 교민사회와 공관이 함께 힘을 모았다"며 "어르신이 고국에서 잘 치료받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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