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김형민 박사 "뇌졸중 쥐모델서 재활효능 검증…착용형 초음파 자극기술 발판 마련"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일상에서 착용한 채 사용할 수 있는 무선 초음파 뇌 자극 장치를 개발, 뇌졸중 쥐 모델 실험으로 재활치료 효능을 확인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김형민 박사팀은 20일 광주과학기술원(GIST) 김재관 교수팀과 함께 착용형 무선 저강도 집속초음파 뇌 자극기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또 이렇게 만든 뇌 자극기를 뇌졸중 쥐 모델(tMCAO)에 적용, 뇌졸중으로 손상된 뇌 신경 재활을 돕는 무선 치료기술을 개발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뇌졸중은 사망률이 높고, 사망하지 않아도 뇌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신경세포가 손상되면서 마비 등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한다. 현재 손상된 뇌 신경 재활을 위한 운동 요법과 뇌 신경 자극 등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저강도 집속초음파 자극 기술은 수술 없이 초음파가 두개골을 통과해 원하는 위치에 높은 정확도로 기계적인 에너지를 전달한다. 이를 통해 신경세포를 활성화 또는 억제할 수 있어 뇌졸중 등 신경 손상 질환의 재활 치료기술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에 앞서 소뇌 심부에 저강도 집속초음파 자극을 가하면 편마비로 저하된 운동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이런 뇌졸중 소뇌 심부 저강도 집속초음파 자극 치료기술이 뇌파 중 하나인 델타파의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입증한 바 있다.
연구팀은 이런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저강도 집속초음파를 무선으로 조정할 수 있는 착용형 뇌 자극기를 20g 정도로 작고 가볍게 제작했다. 이어 뇌졸중 쥐 모델에 적용해 운동 능력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재활치료 효능을 검증했다.
기존 초음파 뇌 자극기는 무겁고, 고정돼 있어 마취 또는 고정된 동물 실험에만 사용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개선, 향후 뇌졸중 환자가 착용하고 재활 치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뇌졸중 쥐 모델을 2개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무선 뇌 자극기를 착용하고 초음파 치료를 하면서, 한 그룹은 무선 뇌 자극기를 착용만 하고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활 치료를 받게 했다.
치료 3일과 7일 후 운동능력을 측정해 효과를 확인하고 이를 건강한 쥐와 비교했다.
그 결과 뇌에서 운동을 관장하는 영역에 중심 주파수 450㎑, 압력 426㎪의 초음파 치료를 한 쥐는 3일 후부터 초음파 치료를 하지 않은 쥐보다 운동능력이 유의미하게 향상됐다.
재활 7일 후에는 건강한 정상 쥐와 유사한 운동 능력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는 쥐가 착용한 무선 뇌 자극기가 활동 중에도 뇌 운동 영역을 자극, 손상된 신경의 재활을 도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머지않아 임상 수준의 착용형 초음파 뇌 자극 기술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김형민 박사는 "앞으로 자극 후 안전성과 질병 치료의 효과를 보장하기 위해 초음파 자극을 통한 신경조절의 분자적, 세포적 메커니즘을 밝혀내고 자극 프로토콜을 최적화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의공학 분야 국제학술지(IEEE Transactions on Biomedical Engineering) 최신호에 게재됐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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