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이 미중 해상 안보 관련 회의에 사전 예고없이 불참해 비난을 받자 오히려 미국에 책임을 돌렸다.
18일 인민일보 해외망에 따르면 류원성(劉文勝) 중국 해군 대변인은 전날 성명에서 "미국 측의 발언은 완전히 흑백을 전도하는 것"이라면서 "회의가 열리지 않은 이유는 미국이 양측의 합의를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 측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필 데이비드슨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16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14∼16일 열린 미중 군사해양안보협력(MMCA) 관련 회의에 중국 인민해방군이 불참했다면서 이는 "중국이 합의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또 하나의 사례다"라고 비난했다.
데이비드슨 사령관은 그러면서 "중국과 합의를 추진하는 모든 국가는 이런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해군의 류 대변인은 "중국이 지난달 18일 의제 관련 제안을 했으나 미국은 일방적인 의제를 고집하며 회의의 성격을 바꾸려 했고 의제 합의 없이 중국의 참여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 해군과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부 사이의 상호 신뢰를 해쳤다고 그는 지적했다.
류 대변인은 "중국은 회의와 관련한 문제에서 미국과 소통을 유지하기를 바라며 미국이 양군간 MMCA의 모든 내용을 존중할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이 가능한 빨리 관련 문제에서 중국과 합의에 도달해 회의를 원만히 개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리하이둥(李海東) 외교학원 교수는 미국이 이번 일을 키워 동맹국들에 중국을 신뢰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려 한다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그는 "미국은 의도적으로 중국에 오명을 씌워 중국과 역내 국가들 사이에 불신을 조장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MMCA는 미중 양국이 남중국해를 비롯한 해상 군사 안보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체결한 합의로, 미군은 이 합의에 따라 1998년 이후 중국 인민해방군과 정기적으로 협의를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화상 회의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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