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세계은행(WB)의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보고서가 간부진 압력으로 데이터가 조작되면서 2017년 중국 순위가 원래보다 7단계 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 국제기구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기업환경평가 보고서를 담당하는 팀의 직원 15명 중 9명이 2017년과 2019년에 직·간접적으로 데이터 조작 압력을 받았다고 말했고 이들 직원은 보복을 두려워해 문제를 제때 보고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 결과 확인됐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 8월 조사 방침을 공식화한 세계은행은 "이해관계자들의 압력이 효율적으로 관리되지 않았다"며 공개적인 이의제기가 어려운 분위기, 불분명한 책임과 역할, 잦은 간부진 변경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압력을 행사한 주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데이터 오류가 시정되면 2017년 중국의 순위는 애초 발표된 78위가 아니라 85위로 하락한다고 저널은 전했다.
또 데이터 오류가 확인된 2019년의 사우디아라비아 순위 역시 62위에서 63위로 내려간다.
다만 2019년에 역시 데이터 오류가 지목된 아랍에미리트(UAE) 순위는 오류 정정 이후에도 변화가 없고 아제르바이잔은 오히려 오류 정정으로 순위가 34위에서 28위로 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직원 설문에서 이런 내용의 우려가 제기되면서 촉발됐다.
세계은행은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문제점을 반영해 기업환경평가 보고서의 방법론에 대한 외부 검토를 받는 등 개선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 보고서는 기업이 창업→확장→운영→퇴출 과정을 거치며 맞닥뜨리는 환경을 매년 국가별로 평가하는 것으로, 한국은 지난해 전체 190개 국가 중 5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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