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회사 백신인데도 미국와 EU 구입가 달라…"보조금·구매물량 등 영향"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한 회사가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라고 하더라도 국가별로 구입 가격이 서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백신을 만들 때 보조금을 지원했는지, 구매 물량이 대량인지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가 만든 백신의 1회 접종분 가격은 유럽연합(EU)이 18달러로 미국(15달러)보다 20% 비싸다.
또 존슨앤존슨 백신은 EU가 10.46달러로 미국(10달러)에 비해 4.6% 높다.
반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백신은 EU가 14.76달러로 미국(19.5달러)보다 24.3% 쌌고, 사노피-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백신은 유럽이 9.3달러로 미국(10.5달러)보다 11.4% 저렴했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옥스포드 백신의 가격은 1회 접종 분량 당 EU가 2.19달러로 미국(4달러)에 비해 무려 45.3%나 낮았다.
EU의 경우 27개 회원국을 대신해 EU 집행위원회가 구매 계약을 협상했다. WP는 벨기에 예산부 장관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가격 정보를 토대로 EU의 구입가를 산정했다.
백신 개발 때 해당 회사에 지급한 보조금이 양측간 가격차로 나타났을 수 있다.
WP는 유럽의 화이자 백신 가격이 미국보다 24.3% 저렴한 것과 관련해 "이 차이 중 일부는 EU가 이 백신 개발에 보조금을 줬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U와 독일은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 개발한 바이오엔테크에 5억8천만달러를 지원했다.
미국 정부는 모더나에 41억달러, 아스트라제네카에 12억달러를 지원했다.
주문 물량의 차이가 가격 차로 이어졌을 수 있다.
화이자는 유럽이 구입한 2억 도스(1회 접종 분량)는 미국의 배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자는 "용량과 배포 날짜에 근거한 가격 공식을 활용하고 있다"며 "EU 집행위원회와 2억 도스를 공급하고 추가로 1억 도스를 요구할 선택권을 갖는 합의를 했는데, 이는 지금까지 가장 큰 초기 주문"이라고 말했다.
WP는 부작용이 발생할 때 제약회사의 책임을 제한하는 조항 등 계약서의 특약에 따라 가격차가 생길 수도 있다고 봤다.
한국 정부는 현재 아스트라제네카와 구매 계약을 했고 존슨앤존슨, 화이자, 모더나 등 3개사와는 구매약관 및 공급확인서를 체결한 상태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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