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독 사이 공단 설치됐다면 통일 후 경제격차 축소에 크게 기여했을 것"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하르트무트 코시크 전 독일 연방하원 의원은 18일(현지시간) "독일과 유럽연합(EU)은 책임을 지고 한반도 평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을 옛 동서독이 도입했으면 좋았을 모범사례로 꼽으면서, 만약 개성공단이 재가동된다면 독일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독포럼 독일 측 대표이기도 한 코시크 전 의원은 이날 독일 베를린자유대 한국학연구소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2020년 김대중 연례특강'의 연사로 초청돼 이같이 말했다.
코시크 전 의원은 1998년부터 독일 연방의회에서 한독의원 연맹의 독일 측 대표로 해마다 남한과 북한을 방문했고 독일과 북한 간 협력사업이 실현될 수 있도록 이바지한 바 있다.
그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오늘 아침 연방의회에서 한 연설에서 독일을 '평화 권력'이라고 호칭했다"면서 "권력은 책임을 동반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산은 한국만을 위한 게 아니라 독일과 EU에도 동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평화와 안전을 위한 책임을 다하게끔 하는 자극과 격려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정책은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 유산과 궤를 같이한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6자회담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한 조직체로 보고, EU가 여기에 동참하면 동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평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코시크 전 의원은 개성공단 폐쇄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 "개성공단에 여러 번 갔는데, 만약 동서독이 중간지대에 이런 공단을 만들었다면, 동서독 경제 격차를 축소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찬탄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개성공단 가동이 재개된다면 독일 기업들이 오래 기다리고 있지 않을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이 폐쇄되기 전 실제로 사무실을 만들고 입주를 타진한 독일 기업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베를린자유대에서 베를린 선언을 발표했고, 2007년에는 베를린자유대가 제정한 자유상의 첫 수상자로 선정돼 연설한 바 있다. 베를린 자유대는 2018년부터 김대중 연례특강을 정례화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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