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미국에서 한 전직 경찰이 대선을 앞두고 가짜 투표용지를 찾겠다며 엉뚱한 트럭을 쫓아가 기사에게 총까지 겨눴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대선 전이던 지난 10월 19일 새벽 텍사스주 휴스턴 고속도로에서는 난데없는 추격전이 벌어졌다.
전직 경찰이자 사설 탐정인 마크 에기레(63)가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타고 소형 화물트럭을 뒤쫓아가며 위협했기 때문이다.
그는 트럭을 강제로 멈춰 세운 뒤 운전기사에게 총을 겨눠 바닥에 엎드리게 했다.
11월 3일 대선을 조작하는 데 쓰일 가짜 투표용지 75만장이 이 트럭에 실려있다는 의심에서였다.
하지만 그의 추측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트럭에 실려있는 건 에어컨 부품이 전부였다.
경찰 수사 결과 당시 에기레는 지문 추적이 불가능한 히스패닉계 어린이들의 서명을 받아낸 가짜 우편투표 용지를 실어나르고 있다고 의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특히 한 우파 시민단체의 의뢰로 돈을 받고 이 같은 행각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졸지에 봉변을 당한 운전기사는 "너무 무서웠다. 그가 누구인지도 몰랐다"고 WP에 말했다.
운전기사의 집과 트럭에서도 대선 조작과 관련된 증거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기레는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WP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사기를 주장하는 데 따라 우파 집단의 전략이 극단적이고 때로는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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