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업들, 직원들 백신 맞히려 '당근과 채찍'…의무화는 꺼려

입력 2020-12-22 04:56   수정 2020-12-22 07:41

미 기업들, 직원들 백신 맞히려 '당근과 채찍'…의무화는 꺼려
30대 기업의 절반 '의무화 고려 안해'…가능하지만 역풍 우려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속속 사용 승인을 받으면서 미국의 대기업들이 직원에게 백신을 맞히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미 기업들은 정상 출근을 재개하기 전까지 가능한 한 많은 직원의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고 있으나, 접종 의무화까지는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는 최근 발표한 안내 지침에서 기업들이 근로자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수 있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할 권한이 있다고 밝혔으나, 정작 기업들은 백신을 의무화할 경우 역풍에 휘말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백신에 대해 불안감을 가졌거나 종교적 이유로 백신을 거부하는 미국인이 적지 않은 데다 실제로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책임을 떠안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전 직원이 참여한 온라인 회의에서 직원들에게 사무실 복귀 전까지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저커버그 CEO는 자신이 먼저 백신을 맞아 솔선수범하겠다는 의사만 밝혔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대형 신용카드사 디스커버 파이낸셜 서비스도 되도록 많은 직원이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독려하겠다면서도 백신 접종을 고용 유지의 의무 조건으로 제시하지는 않기로 했다.
지난 3일 한 여론조사 결과 30개 대기업의 거의 절반이 백신 의무화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고 WSJ은 전했다.
대신 많은 직원이 자발적으로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내놓는 분위기이다.
대형 통신사 버라이즌은 백신 접종 비용을 사내 건강보험에서 전액 보장하겠다고 밝혔고, 뉴욕의 상업용 부동산회사 스퀘어풋은 내년 백신을 맞는 직원들에게 유급 휴가를 주는 것은 물론 접종 비용도 대겠다고 공지했다.
9만명의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백신 의무화를 검토했던 에머슨 일렉트릭은 의무화 대신 백신 접종을 장려할 여러가지 조치를 대신 채택할 방침이다. 백신을 맞지 않은 직원들의 활동을 제한하고, 접종자에게는 기프트카드 등을 제공하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이다.
firstcir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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