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로나19 확산에도 글로벌 금융그룹 수익 증가"

입력 2020-12-22 11:21   수정 2020-12-22 11:28

"올해 코로나19 확산에도 글로벌 금융그룹 수익 증가"
자본시장연구원 "불확실성 증대가 트레이딩 사업 기회로 작용"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대부분의 글로벌 금융그룹들은 지난해보다 수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자본시장연구원이 발간한 '2020년 글로벌 금융그룹의 실적 및 평가'에 따르면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자산관리, 자산운용, 소매·상업은행 사업을 모두 영위하는 9개 글로벌 금융그룹의 3분기 누적 수익(revenue)은 지난해보다 늘었다.
골드만삭스(23.8%)와 모건스탠리(13.1%), UBS(11.2%)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늘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5.0%)를 제외하면 JP모건(3.7%)과 씨티그룹(3.4%), 바클레이즈(3.0%) 등도 3% 이상 증가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최순영 연구위원은 "트레이딩 수익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다른 사업과는 달리 트레이딩 사업은 불확실성의 증대가 기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들 금융그룹의 사업부문별 평균 수익 증가율은 트레이딩(36.3%)이 가장 높았고, 투자은행(12.5%), 자산운용(4.0%), 자산관리(1.2%), 소매·상업은행(-2.0%) 순이었다.
그러나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profits)은 그룹별로 차이를 보였다.
모건스탠리(12.6%), UBS(37.4%), 크레디트스위스(17.7%), 도이체방크(101.5%)는 수익 증가가 순이익 증가로 이어졌지만, JP모건(-39.1%)과 뱅크오브아메리카(-41.5%), 씨티그룹(-51.0%), 바클레이즈(-26.6%)는 순이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최 연구위원은 "양호한 수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소매·상업은행 사업에서의 대손충당금 비축으로 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3분기까지 누적 수익은 9개 금융그룹 중 가장 크게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오히려 22.2% 감소했는데, 이는 말레이시아 '1MDB 사건'과 관련된 벌금 및 법률비용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1MDB는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2009년 설립한 국영투자기업으로, 이 회사를 통해 나집과 측근들은 45억 달러(약 5조원)를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12∼2013년 세 차례에 걸쳐 65억 달러 상당의 1MDB 채권발행을 대행하고 6억 달러의 수수료를 챙겼는데, 이와 관련해 골드만삭스가 미국과 말레이시아 등에 내야 하는 벌금이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산에도 일부 금융그룹은 4분기에 큰 이변이 없는 이상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코로나19에도 정보기술(IT)과 금융 등 일부 산업은 비대면 수요 확대와 시장 변동성 증가 등으로 수익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2021년에도 같은 상황이 유지될지는 의문"이라며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에 접어들면서 내년에는 시장 변동성이 줄어들고 경제활동도 정상화 궤도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돼 트레이딩 수익은 다소 감소하고, 소매·상업은행 수익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남긴 실물경제의 충격으로부터 회복하는 과정에서 기업 자금조달, 인수·합병(M&A), 구조조정 등 투자은행 사업 관련 수익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증권사 또한 변화하는 사업 환경에 맞추어 사업전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taejong7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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