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등도 주요 키워드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미국 CNN 방송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을 휩쓸었던 장면을 '2020년을 규정한 문화계 순간들' 중 하나로 꼽았다.
기생충은 지난 2월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받으면서 4관왕을 차지했다.
CNN은 "비영어권 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받았다"면서 "기생충이 오스카 역사를 새로 썼다"고 평가했다.
기생충의 수상은 비백인 감독들을 충분히 인정하지 않고 비백인 배우들을 캐스팅에서 배제하던 미국 영화계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CNN은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2020년을 규정한 문화계 키워드 중 하나였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미술관이 문을 닫고 사람들도 '집콕'을 하게 되자 예술품을 즐기는 새로운 방식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폴 게티 미술관은 집에 있는 평범한 물건들을 '오브제'로 삼아 유명 미술 작품을 재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는 챌린지를 시작했다.
챌린지에는 반려견과 함께 포즈를 취해 '성모자상'을 패러디한 작품, 스파게티 면으로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재현한 작품 등이 등장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리세우 오페라극장에서는 현악 사중주단이 사람이 아닌 식물 앞에서 연주하기도 했다.
사중주단은 지난 6월 전국적 봉쇄조치가 3개월 만에 완화되자 이를 기념하기 위해 푸치니의 '국화' 등을 식물 관객들 앞에서 연주했다.
리세우 오페라극장 측은 "일상으로의 복귀를 알리면서도 예술, 음악, 자연의 가치를 지키는 매우 상징적인 행위였다"고 밝혔다.
2020년을 상징하는 또 다른 문화계 키워드는 흑인이었다.
지난 5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는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숨졌다.
플로이드의 죽음은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전 세계 시민들을 거리로 나오게 했다.
예술가들도 플로이드 추모와 'BLM'(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대열에 합류했다.
그래픽 디자이너인 시리엔 담라는 플로이드가 숨진 직후 '조지에게 정의를'이라는 제목의 그림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비욘세는 지난 8월 음악을 영상과 함께 제공하는 음반인 비주얼 앨범 '블랙 이즈 킹'(Black Is King)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에 발표했다.
블랙 이즈 킹은 아프리카 전통과 흑인의 역사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앞서 비욘세는 외신과 인터뷰에서 블랙 이즈 킹은 아프리카 전통이 폭넓고 아름답다는 점을 찬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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