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 발음에서 미국식으로 변화"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영국 왕실에서 독립한 해리 왕자가 왕실 특유의 발음을 바꾸려는 모습을 보여 화제다.
미국 음원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가 새롭게 공개한 팟캐스트 시리즈에 출연한 해리 왕자는 왕실 고유의 억양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리 왕자가 팟캐스트에서 '2020년'을 '트웨니트웨니'(Twennytwenny)로, '당신이 해야 할 것'을 '와츄니더두'(whatyouneedadoo)로 발음해 '미국식' 억양을 썼다는 것이다.
메건 마클 왕자비도 해리 왕자가 '팟캐스트용 목소리'라고 거들었다.
영국 왕실 인사가 특유의 억양을 고치려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외손녀인 자라 틴달은 2006년 BBC 방송 올해의 스포츠인에 선정될 때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 억양을 구사했다가 화제가 된 적 있다.
영국 표준 발음, 이른바 퀸즈 잉글리시(Queen's English)를 한껏 과장되게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억양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변했다.
영국 표준 발음부터 아일랜드, 잉글랜드 북동부 지방 억양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것으로 유명한 배우 제인 위튼쇼는 "현재 여왕의 목소리는 즉위 당시와는 차원이 다르다"면서 "당시 여왕의 목소리는 아주 높았는데, 지금은 더 따뜻하고 풍부하며 울림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의 젊은 세대는 요즘 그들이 소비하는 미디어를 통해 미국식 억양을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배우로 활동했던 아내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해리 왕자의 발음도 영향을 받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발음은 성격을 포괄적으로 보여준다"면서 "영국 왕실 억양을 구사하면 특권의식을 가진 것처럼, 거만하게, 일반인과는 거리가 있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리 왕자가 (청취자에게) 감동을 주길 원한다면 잉글랜드 북동부 지역 억양을 구사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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