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네거티브 규제 등으로 데이터센터 민간자율성 보장해야"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제4차 산업혁명 진전에 따라 폭증하는 데이터 수요를 처리하기 위해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하는 '하이퍼 스케일' 데이터센터구축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국은 저렴한 전기료와 우수한 정보기술(IT) 인프라 등으로 데이터센터(DC) 구축에 장점을 갖추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23일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한국은 데이터 생산량 기준으로 미국과 영국, 중국, 스위스에 이은 5위 국가다.
총 데이터생산량은 데이터생산량과 인터넷 이용자 수, 데이터접근 용이성, 1인당 데이터 소비량 등 4가지로 평가되는데 한국은 데이터접근이 다른 국가보다 용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데이터센터는 2000년 53개에서 2019년 158개로 매년 5.9% 성장했고, 같은 기간 상업용 데이터센터는 연평균 7.4% 증가해 현재 43개가 운영 중이다.
전경련은 2020~2023년 상업용 데이터센터는 12개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가 증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하이퍼 스케일 데이터센터 구축이 확산하고 있다.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전 세계 하이퍼 스케일 데이터센터는 541개로 미국(38%)과 중국(9%), 일본(6%)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한국은 데이터센터 대부분이 중대형급 이하로 하이퍼 스케일은 지난 11월 KT[030200]가 처음 개소했다.
전경련은 국내 기업들이 하이퍼 스케일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주민과 환경단체가 전자파와 오염수에 대한 우려로 이를 혐오시설로 인식하면서 구축이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네이버는 2017년 용인 데이터센터 건립을 발표했지만 주민 반대로 포기하고 올해 10월 세종시에서 부지 조성 작업에 착수했다.
전경련은 한국이 데이터센터 허브가 되기 위해선 데이터센터의 총용량 규모를 키워야 하는 동시에 민간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경련은 20대 국회에서 있었던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을 통한 정부 감독조사권 강화 움직임을 거론하며 이러한 정부 태도가 데이터센터 구축을 늦추고 있다고 꼬집었다.
당시 개정안은 자연재해 등 비상사태에 대비해 민간 데이터센터를 방송·통신시설처럼 국가재난관리시설로 지정하고, 정부가 감독 조사권을 갖는다는 내용이었지만 업계 자율성과 영업비밀 침해 우려, 중복규제 논란 등으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후 정부는 법을 재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은 기존 개정안이 '데이터센터 규제법'이라고 불릴 정도로 민간 자율성을 광범위하게 침해해 데이터센터 산업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컸던 만큼 입법 재추진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데이터센터는 민간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하는 만큼 네거티브 규제나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기업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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