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단 "충격이다…한층 더 나아간 대응 검토"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NHK 히로시마(廣島)방송국이 트위터에서 조선인을 깎아내리는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 일본 정부가 인권 침해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려 논란이 예상된다.
2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하 민단) 중앙본부 인권옹호위원회 등이 'NHK가 1945년 패전 전후 상황을 가정해 만든 트위터로 민족 차별을 선동한다'며 제기한 인권 구제 신청에 대해 히로시마 법무국은 "침범 사실이 있었다고까지는 판단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히로시마 법무국은 이 신청과 관련, 이날 민단에 이런 취지로 회신면서 "현저한 차별을 조장하는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는 설명을 구두로 함께 전했다.
이영준 민단 히로시마 본부 단장은 "세간에서 투고(트윗)의 문제점을 지적받았음에도 (인권 침해를 인정하지 않아) 충격이다. 한층 더 나간 대응을 검토하고 싶다"고 말했다.
NHK 히로시마 방송국은 1945년에 트위터가 있었다고 가정하고 당시 중학교 1학년인 소년이 원폭 투하 전후의 상황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1945 히로시마 타임라인'이라는 제목으로 올해 3월 트윗 연재를 시작했는데 여기에 조선인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내용이 포함돼 비판받았다.
예를 들어 올해 6월 16일에 '1945년 6월 16일'이라고 가정해서 올린 트윗에서는 "조선인 놈들은 '이 전쟁은 곧 끝난다', '일본은 질 것이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다"고 소년의 발언을 전했다.
소년은 "무의식중에 발끈해 분노로 가득한 대꾸를 하려고 했으나 상대는 숫자가 많고 이쪽은 수가 적어 당해 낼 수가 없다. 게다가 상대가 조선이라서 대꾸할 말이 마땅하지 않다.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고 덧붙인 것으로 돼 있다.
1945년 8월 20일을 가정해 올린 트윗에는 "조선인이다. 오사카역에서 전승국이 된 조선인 군중이 열차에 올라탄다!"며 "'우리는 전승 국민이다. 패전국은 나가라' 압도적인 위력과 박력. 고함을 지르면서 초만원 열차의 창문을 있는 대로 깨부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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