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잉닥터스, 전 세계 네트워크…코로나 환자 누적 5명 이송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인도네시아 한국 교민이 에어앰뷸런스를 타고 한국으로 이송됐다.
23일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과 플라잉닥터스에 따르면 자카르타 외곽 땅그랑 거주 교민 A(64)씨가 코로나로 현지 병원 입원 치료 중 상태가 위독해지자 가족들이 한국 이송을 결정했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 6천∼7천 명 이상 늘어 누적 67만8천여 명, 사망자는 2만 명이 넘었고, 한국 교민만 해도 4명이나 숨졌다.
플라잉닥터스는 전날 싱가포르에 있던 에어앰뷸런스(리어젯 60 기종)를 자카르타로 보내 A씨와 의료진을 태운 뒤 필리핀 마닐라를 거쳐 같은 날 저녁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시간대로 구분해보면, 22일 오전 5시30분(이하 현지시간) A씨의 병원에 에어앰뷸런스에 같이 탈 인도네시아인 의사 1명과 간호사 2명이 도착,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A씨를 자카르타 동부 할림 페르다나쿠수마 공항으로 이송한 뒤 에어앰뷸런스에 태워 오전 10시 이륙했다.
이후 필리핀 마닐라를 거쳐 인천공항에 오후 8시 10분께 도착, 총 13시간이 걸렸다.
A씨는 곧바로 한국 병원에 입원해 집중 치료에 들어갔다.
에어앰뷸런스 이송 비용 1억2천여만 원은 A씨 가족이 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비용에는 이송 전 현지 병원에서의 환자 상태 확인부터 한국 병원 입원 시점까지 육로·항공 이송 비용, 동행 의료진 비용까지 모두 포함된다.
플라잉닥터스의 최영호 상무는 "에어앰뷸런스 가격은 거리에 따라 차이가 있고, 대부분이 위중한 환자라서 증상별로는 큰 차이가 없다"며 "비용을 환자 측이 전액 자부담하거나 일부 보험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플라잉닥터스는 교민, 주재원, 여행객 등이 해외에서 의료적으로 위중한 상황에 부닥쳤을 때 에어앰뷸런스나 일반 여객기를 통해 한국 병원까지 이송하는 한국 업체다.
이 업체는 대륙별로 주요 에어앰뷸런스 항공사들과 계약을 맺어 환자가 있는 곳의 가장 가까운 공항으로 보낸다.
플라잉닥터스가 활용할 수 있는 에어앰뷸런스는 전 세계 160기 정도가 있다.
에어앰뷸런스를 띄울 경우 한국의 응급의학과 교수가 직접 가서 태우고 오는 경우가 있고, 이번 인도네시아 교민 사례처럼 현지 의료진이 탑승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 1년 동안 30여 건의 이송이 있었는데, 22건은 민간 여객기에 환자를 태웠고, 8건은 에어앰뷸런스를 띄웠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는 일반 여객기 탑승이 금지되기에 위독한 경우 에어앰뷸런스를 빌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플라잉닥터스는 지금까지 해외에 있는 코로나19 한국인 환자 5명을 에어앰뷸런스 4대로 한국에 실어 왔다.
올해 8월 멕시코에서 코로나19 감염으로 폐 기능을 거의 상실한 50대 후반 한국인 여성의 경우 인공심폐장치(에크모·ECMO)를 단 상태로 에어앰뷸런스를 타고 무려 1만2천㎞를 날아와 아산병원에서 폐 이식 수술을 받고 최근 퇴원했다.
당시 에어앰뷸런스는 멕시코 몬테레이 공항을 떠나 캐나다 밴쿠버 공항,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 공항, 러시아 캄차카 공항에서 중간 급유를 하고 환자를 한국까지 이송하는 데 성공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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