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업계 절반 이상 "내년 상가 공실 더 늘고 임대료 하락"

입력 2020-12-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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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업계 절반 이상 "내년 상가 공실 더 늘고 임대료 하락"
KB금융그룹 '2021 KB부동산 보고서' 상업용편 발간
상업용부동산 전문가 10명 중 9명 "내년 소매·상가 수요 위축"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한혜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빈 상가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수도권 부동산중개업자의 절반 이상은 내년에도 서울 상가를 중심으로 공실이 늘 것으로 전망했다.
상가 임대료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크고, 지역·자산별로 양극화가 극심할 것으로 내다봤다.
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는 23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1 KB 부동산 보고서(상업용편)'를 발간했다.

◇ 전문가들 "내년 상업 부동산 후퇴…내년 물류센터 뜨고, 호텔 진다"
연구소가 상업용부동산 전문가 175명에게 지난 7∼10일 온라인으로 설문한 결과 67.4%가 올해 상업용부동산 시장 경기 상황을 '후퇴기'(46.3%) 또는 '침체기'(21.1%)로 평가했다.

내년 시장 전망을 물었더니 45.7%가 올해와 '유사'할 것이라고 답했다. 내년에 올해보다 '악화'할 것이라는 답변도 30.3%에 달했다.
코로나19가 부동산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자산 유형별로 살펴보면 응답자 84.5%가 물류센터 수요는 '확대'되거나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센터도 76.0%가 수요 확대 또는 큰 확대를 예상했다.
반면 호텔은 응답자 87.4%가 수요가 '위축' 또는 '크게 위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매·상가는 같은 응답 비중이 91.4%에 달했다.

내년 부동산 투자 적정 수익률은 '4∼5%'라고 답변한 전문가가 48.0%로 가장 많았고 '6∼7%'(22.9%)가 뒤를 이었다.
연구소가 이달 3∼7일 부동산중개업소 대표 206명에게 진행한 전화·팩스 설문에서는 앞으로 코로나19 장기화와 자영업 경기 침체 등으로 공실이 증가하고 임대료가 떨어지는 등 투자 위험이 커졌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중개업소 대표들에게 코로나19 이후 상가 1층 매장 공실이 증가했는지 물었더니 서울은 3개월 이상 비어 있는 '장기 공실'이 늘었다는 답변이 39.2%나 됐다.
또 어느 상권에서 1층 공실이 늘었는지 살펴보니 '오피스 배후 상권'에서 3개월 이상 장기 공실이 늘었다는 응답이 50.0%였다.
내년 공실 전망을 묻는 말에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공실이 늘 것이라고 답했다.
지역별로는 경기(52.4%)보다 서울(60.8%)이 높았고, 상권 유형별로는 오피스 배후 상권, 주택가 배후 상권, 중심 상권 순으로 공실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는 비율이 높았다.
또 응답자 60%가량이 내년에 상가 임대료가 하락할 것으로 봤다.

◇ "불확실성 증대…내년 상업용 부동산 초양극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에도 올해 상업용 부동산은 거래량과 거래액(지분 거래 및 오피스텔 제외) 모두 확대되겠지만, 내년에는 불확실성이 클 전망이다.
KB경영연구소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 예상치는 8만4천건이다. 지난해(7만4천건)보다 13.5% 증가한 수치다.

평균 거래가격도 1제곱미터(㎡)당 540만6천원으로, 지난해(516만6천원)보다 4.6% 늘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은 저금리와 시중 유동성 확대, 코로나19에 따른 해외 투자 제한 및 국내 부동산 투자수요 증가 등이 주요 원인이다.
내년에도 저금리에 따른 시중 유동성 확대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내년에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양극화할 것으로 KB경영연구소는 전망했다.
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는 우량 지역과 자산에 대한 투자 쏠림 현상으로 이어진다.
상업용 부동산 거래 총액에서 강남 같은 서울 핵심지역의 비중이 2015년 15.9%에서 올해 3분기 현재 25.4%로 커진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 따라 연구소는 내년에도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보수적 투자 성향으로, 투자 위험이 낮은 자산에 자금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봤다.
특히 같은 유형의 자산도 지역, 자산 특성, 임대 현황 등에 따라 시장 상황이 극명하게 갈릴 수 있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가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34.3%가 자산 유형과 규모에 따라 양극화가 일어나는 'K자형'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봤다.
김태환 연구소 연구위원은 "내년은 상업용 부동산시장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큰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양극화를 넘어 초양극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위험 대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s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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