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 법원이 신부와 수녀에게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992년 인도 케랄라주 코타얌의 우물에서 또 다른 수녀의 시신이 발견된 지 28년 만에 이들이 범인으로 인정된 것이다.
24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인도 법원은 전날 가톨릭 신부 토머스 코투어(71)와 수녀 세피(57)에게 살인과 증거인멸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했다.
1992년 3월 27일 코타얌 마을의 수녀원 우물에서 이들과 같은 성당에서 활동하던 아바야(당시 21세) 수녀의 시신이 발견됐다.
당초 경찰은 아바야 수녀가 자살한 것으로 사건을 종결하려 했으나 두 차례 재수사, 진술을 바꾼 목격자, 증거 인멸, 수사 방해 등 우여곡절 끝에 28년 만에 유죄 판결이 났다.
재판부는 코투어 신부와 세피 수녀가 수녀원 건물 안에서 성적인 행위를 하는 모습을 아바야 수녀가 목격하자 세피 수녀가 도끼로 살해한 뒤 신부와 함께 우물에 시신을 넣었다는 중앙 수사국 수사 결과를 받아들였다.
당초 또 다른 신부까지 세 명이 성적인 행위를 하고, 셋이 같이 시신을 처리한 것으로 기소됐으나 재판부는 또 다른 신부의 경우 증거가 부족하다며 2018년 일찌감치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인도 역사상 신부와 수녀가 또 다른 수녀를 살해한 첫 번째 사건"이라며 사형을 구형했다.
피고인 측 변호사는 "아바야 수녀가 정신적 문제가 있었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맞섰다.
이 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해 활동해온 인권 운동가 조문 푸첸푸라칼은 "판결까지 수십 년이 걸렸다"며 "성당 권력자를 포함한 영향력 있는 단체들이 사건의 방향을 바꾸려고 시도했다"고 말했다.
코투어 신부와 세피 수녀는 법정에서 무죄 주장과 함께 암 투병, 당뇨 등 건강 상태가 나쁘다고 호소했으며, 종신형이 선고된 데 대해 항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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