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사이 유행…카톡에 신설 2주 만에 10∼30대 방문 이어져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직장인 박선호(29) 씨는 올해 연말에 고등학교 친구들과 '쓸데없는 선물'을 주고받기로 했다.
박씨는 "작년에 처음으로 해봤는데 재미있길래 매년 하기로 했다"며 "작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얼굴이 그려진 양말이랑,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트럼프 대선 구호) 문구가 박힌 모자 같은 게 나와서 기겁했다"고 말했다.
박씨처럼 황당한 선물을 주고받는 놀이가 밀레니얼(1980년대 초반∼1990년대 중반생) 및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중반생) 사이 유행이다.
25일 카카오커머스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톡은 선물하기 숍에 아예 '쓸모없는 선물' 섹션을 신설하면서 MZ세대 잡기에 나섰다.
트럼프 머리카락 양말, 친구 얼굴을 넣을 수 있는 주문 제작 쿠션, 치킨 모양 방향제 등이 판매되고 있다.
쓸모없는 선물 섹션을 기획한 카카오커머스 운영파트 송현도 매니저는 "지난해 7월부터 '피식 웃게 될 선물' 테마로 큐레이션을 했었고, 이달 7일부터는 '쓸모없는 선물'을 아예 독립시키게 됐다"고 말했다.
송 매니저는 "'피식 웃게 될 선물' 기획전이 노출 순서와 관계없이 꾸준히 높은 클릭이 나왔다"며 "이용자들이 기발하고 재미있는 선물에 관심도가 높다는 사실이 데이터로 검증됐다"고 귀띔했다.
쓸모없는 선물 섹션 이용자의 과반이 20대로 집계됐다. 방문자의 54%가 20대, 18%가 30대, 14%가 10대였다.
송 매니저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생일 같은 기념일에도 만나지 못하기 때문에, 온라인 선물이 늘어나면서 '쓸모없는 선물 교환'도 유행하는 것 같다"며 "이런 선물을 주고받았다는 인증 사진과 이야기가 SNS와 커뮤니티에 재확산하는 트렌드도 있다"고 분석했다.
카톡 쓸모없는 선물에서는 모양만 조금 독특할 뿐 실생활에 유용해 보이는 선물도 많이 찾을 수 있다.
송 매니저는 '쓸모없다'는 기준을 어디에 두냐고 묻자 "알고리즘은 아니고, 선물하기에 입점한 다양한 상품을 운영자들이 하나하나 선별해 핸드 큐레이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디자인이 독특하거나 최근 '집콕' 트렌드에 맞는 식물 키우기, DIY 세트 같은 10∼20대에게 유행하는 상품 등을 주로 발굴한다"며 "웃음이 나고 재미있는 제품을 주로 찾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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