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미국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검은발족제비 일부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실험용 백신을 맞았다고 미 CNN 방송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토니 로케 국립생태건강센터 박사 등이 소속된 콜로라도주의 연구팀은 미 어류·야생동물국 승인을 받아 올봄부터 가을까지 국립 보호소에 있는 검은발족제비 180마리 중 120마리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고 밝혔다.
검은발족제비는 1979년 멸종 판정을 받았으나 미 와이오밍의 한 지역에서 소규모로 발견된 뒤 번식에 성공하며 생존해오고 있다. 사람으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유럽 등지에서 집단 살처분된 밍크와는 사촌 격이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올봄 수컷 검은발족제비 18마리에게 두 차례에 걸쳐 백신을 접종했으며, 이후 모두에게서 항체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예방 효과 관련 데이터는 모이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에 취약한 동물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멸종 방지뿐만 아니라 인수공통감염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에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는 박쥐를 숙주로 삼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아와 질병을 일으킨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이런 질병의 경우에는 사람을 통해 동물로 옮겨간 바이러스가 변이할 수 있어 더욱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리 캐스퍼 시애틀 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바이러스가 동물 숙주에게로 돌아와 변이를 일으키면 사람에게 다시 옮겨갈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인간은 더는 그에 대한 면역력을 갖지 못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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