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료기관, 항체치료제 확보 물량 중 20%만 사용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 단일클론 항체치료제가 기대했던 것만큼 미국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미 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적이라며 긴급사용을 승인한 제약회사 리제네론과 일라이릴리의 항체치료제가 실제 병원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보도했다.
미국 보건부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두 회사로부터 53만2천 회 분량의 항체치료제를 확보해 55%를 일선 의료기관에 배포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약 20%가량만 환자들에게 투약된 것으로 집계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치료에 사용돼 '기적의 치료제'로 유명해지면서 환자들의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실은 다르다는 것이다.
NYT는 두 회사의 항체치료제가 현장에서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까다로운 투약 조건이다.
두 회사가 제조한 항체치료제는 환자가 처음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뒤 열흘 이내에 투약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코로나19 감염자가 다시 폭증하면서 병원 입원 자체가 힘든 만큼 열흘 안에 의사의 진료를 받고, 항체치료제를 처방받는 경우가 적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환자들도 항체치료제 투약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루디 줄리아니 변호사와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등이 항체치료제를 투약하고 완치했다.
당시 이들에 대해선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특별 대우를 받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모든 환자에게 제공될 수 없는 것으로 전망됐던 항체치료제를 즉각 투약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항체치료제 투약이 일반인은 불가능한 특별한 치료로 단정하고, 투약을 요청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일부 병원들은 항체치료제 재고량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투약을 꺼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체치료제는 코로나19 완치자 혈액의 항체를 분석·평가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항체만 선별해 치료제로 이용한 약품이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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