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종족분쟁으로 200명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고 현지 인권기관이 밝혔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인권위원회(EHRC)는 지난 23일 서부 베니샹굴-구무즈 주의 메테켈 지역에서 동트기 전 자행된 무장 괴한들의 공격에 133명의 남성과 35명의 여성, 그리고 17명의 어린이와 20명의 노인 등 모두 207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EHRC는 독립적인 정부기관이다.
메테켈은 대부분 시나샤, 오로모와 암하라 족 등이 사는 지역으로 지난 몇 달간 종족 간 분쟁이 자주 발생한 곳이다. 오로모와 암하라는 에티오피아 양대 종족이다.
현지 지도자들은 이번 폭력 사태의 배후로 인근 구무즈 족을 지목했다.
EHRC는 성명에서 "생존자의 증언과 신분증을 토대로 희생자들의 신원을 밝혀내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관계기관이 이번 공격의 피해자와 피란민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긴급히 제공해 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EHRC는 그러면서 1만여 명이 현장을 벗어나 이미 수천 명의 난민이 머무는, 40㎞ 떨어진 불렌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현지 한 목격자는 "불렌 시(市)는 발 디딜 틈이 없다. 이 지역으로 향하는 도로는 피란민과 그들의 가축으로 넘쳐난다"라고 말했다.
정부 관리들은 지난 24일 에티오피아군이 이번 살육에 연루된 42명의 무장 괴한을 사살했다고 전했지만, 이들의 신원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는 24일 트위터에서 "베니샹굴-구무즈 살육은 큰 비극이다"라며 이 지역 갈등을 해결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열매를 맺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앞서 아머드 총리는 지난 10월 이웃 수단의 블루 나일주에서 "무장 훈련을 받은" 대원들이 폭력의 배후라며 수단 정부에 문제 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
아머드 총리는 이번 공격이 최근 반정부 봉기를 일으킨 북부 티그라이 주에 배치된 "병력을 나뉘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베니샹굴-구무즈 폭력과 티그라이 군사작전은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에 따르면 티그라이 사태로 지금까지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5만 명 이상의 주민이 국경을 넘어 수단으로 피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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