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제네바=연합뉴스) 차병섭 임은진 특파원 = 중국 법원이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처음 확산한 후베이성 우한(武漢) 지역 상황을 취재했던 시민기자에게 4년 징역형을 선고했다.
상하이(上海) 푸둥(浦東)신구 인민법원은 28일 '공중소란' 혐의를 받는 시민기자 장잔(張展·37)에 대해 이같이 중형을 결정했다고 블룸버그 통신과 dpa 통신 등이 장씨의 변호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천추스(陳秋實), 팡빈(方斌) 등 우한 지역의 코로나19 상황을 취재한 시민기자 다수가 구금·실종 중인 가운데, 관련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잔에게 적용된 공중소란 혐의는 최고형량이 5년으로, 중국 당국이 비판적인 인사를 침묵시키려 할 때 주로 적용된다는 게 dpa 설명이다.
전직 변호사이기도 한 장잔은 지난 2월 우한 지역을 취재했으며, 당국이 주민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도시를 봉쇄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산소마스크를 쓴 환자들이 병원 복도에 줄지어 있는 장면과 사람들로 가득 찬 화장장 등을 담은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장잔은 5월께부터 게시물을 올리지 않았으며, 중국 당국은 이후 장잔이 거짓 정보를 유포한 혐의로 구류됐다고 밝혔다.
장잔의 변호인은 구금 중이던 장잔이 단식투쟁을 시작하자 당국이 위까지 관을 삽입하고 강제로 영양분을 공급했다고 이달 초 밝혀 논란이 됐다.
변호인은 이날 선고 후 "장잔이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 (지난주) 접견 당시 중형이 선고되면 끝까지 단식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으며, 장잔의 건강상태도 좋지 않다고 밝혔다.
AFP 통신은 중국 당국이 관행적으로 서방의 눈을 피해 크리스마스와 신년 사이에 비판적 인사들을 재판한다면서,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이 내년 초 중국을 방문해 코로나19 기원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엔 인권최고대표실은 이날 "시민 기자 장잔에게 징역 4년 형을 선고한 데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대표실은 트위터에서 "우리는 코로나19와 관련, 표현의 자유에 대한 지나친 단속의 한 예로 2020년 내내 그의 사례를 거론했으며 계속해서 그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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