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동 중심으로 확산해 북미까지 전파…아시아도 전파 중
공항 검역망 뚫고 상륙…대만 영국발 우편물까지 차단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발견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세계 각국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입국 규제를 추가하고 검역을 강화하는 등 방어막을 치고 있으나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막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29일 그간의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변이 코로나19는 유럽과 중동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아시아의 경우 서구에 비하면 변이 바이러스 유입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웃 나라 일본에서 확산세가 두드러지고 있으며 한국도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7명을 새로 확인됐다고 28일 발표했다.
이날 보고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 중에는 남아공의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30대 여성이 한 명 포함됐다고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이 29일 전했다.
남아공에서 퍼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일본에서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보고된 영국발 확진자를 포함해 일본에서 확인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이로써 15명으로 늘었다.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가장 빠르게 늘고 있다.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는 카타르 수도 도하를 경유해 19일 수도권 관문 공항인 나리타(成田)공항으로 일본에 도착했다.
그는 공항 검역에서 걸러졌고 별도의 시설에 대기했기 때문에 밀접 접촉자는 없다고 당국은 판단했다.
일본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입국 규제를 강화했다.
28일부터 전 세계 모든 국가·지역을 대상으로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중단했으며 해외 출장 등을 다녀온 자국민 출장자 등에 대해 조건부로 실시하던 14일 격리 완화 조치도 취소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일련의 조치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시한 것이라고 강조하고서 변이 코로나19가 "종래와 비교해 최대 1.7배 정도의 감염력이 강할 가능성이 있다"며 철저한 방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도쿄에서는 공항 검역을 면제받은 항공기 조종사가 시중 의료 기관에서 영국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영국에 간 적이 없는 그의 가족도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등 일본 내 전파가 사실상 시작됐다.
또 이달 13일 영국에서 일본으로 돌아온 50대 여성은 공항 검역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이 22일 뒤늦게 파악됐다.
세계 각국은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방역망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맞서 강력한 방역 조치를 실행 중인 대만은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28일부터 영국 우편물 발송이나 수취까지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앞서 단행한 영국과의 항공 운항 중단 조치를 다음 달 중순까지 연장한다고 28일 발표했다.
미국은 앞서 영국발 항공편 탑승객 전원을 대상으로 미국 입국 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의무화했다.
인도네시아는 다음 달 1일부터 2주간 외국인 입국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변이 바이러스는 유럽을 중심으로 널리 퍼졌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덴마크, 스페인,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포르투갈, 네덜란드, 독일,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위스 등에서 이미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독일 일간 디벨트는 하노버 의대 의료진이 지난달 코로나19 증상을 보였던 환자의 샘플을 채취한 결과 그가 영국발 변이 코로나19에 감염됐었다고 결론을 내리는 등 변이 바이러스의 유럽 내 확산은 상당히 일찍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변이 바이러스는 요르단, 레바논, 캐나다 등 중동과 북미로도 전파됐고 아시아에서는 일본 외에 싱가포르에서도 확인됐다.
각국이 긴급 방역에 나서고 있으나 변이 바이러스의 세계적 유행이 사실상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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