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넘쳐 회의실·야외텐트까지…미, 입원 12만명 넘어 최고치

입력 2020-12-30 04:43  

환자 넘쳐 회의실·야외텐트까지…미, 입원 12만명 넘어 최고치
수용능력 넘은 병원 비상…앰뷸런스 탄 채 진료·전시처럼 치료 우선순위 분류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 수가 12만명을 넘어서며 또다시 최고치를 기록했다.
병원이 포화 상태가 되면서 일부 병원은 회의실이나 예배실, 또는 야외에 설치한 텐트에 환자를 받고 있고, 어떤 병원에서는 산소 공급장치 문제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되돌려 보냈다.
CNN 방송은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를 인용해 28일(현지시간) 기준 미 전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환자가 12만1천235명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보도했다.
이는 크리스마스 직전인 지난 24일의 종전 최대치인 12만151명을 뛰어넘는 것이다.
이처럼 환자가 늘면서 병원들은 벼랑 끝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조지워싱턴대학 의학 교수 조너선 라이너 박사는 "수용 능력을 초과한 병원의 내과의사와 생명윤리학자들은 어떤 환자를 살릴 수 있고, 어떤 환자가 그렇지 않은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의 헌팅턴 메모리얼 병원의 전염병 전문가 킴벌리 슈라이너 박사는 때가 되면 제한된 물자·인력·장비를 어떻게 분배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인공호흡기, 환자를 돌볼 간호사들, 중환자실(ICU) 병상이 없다면 우리는 가족들과 이 끔찍한 논의를 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LA)의 마틴 루서 킹 주니어 커뮤니티병원의 일레인 배철러 최고경영자(CEO)도 "코로나19 환자가 계속 증가하면 우리는 의료 전문가로서 생각하기조차 싫은 것을 해야만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이미 전시(戰時) 상황에 돌입한 상황이다. 한정된 물자·인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전쟁터에서 환자의 치료 우선순위를 분류하는 기법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배철러 CEO는 또 "우리는 병원 바깥에 5개의 텐트를 설치했고 회의실과 예배실에도 환자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들것에 실린 환자를 기념품점에 두기도 한다.
LA카운티에서는 최소 5개 병원이 병실에 산소를 공급하는 장치가 설비 노후로 문제를 일으켜 병원에 온 환자들을 돌려보냈다.
LA카운티 보건서비스국장 크리스티나 갤리는 어떤 병원에서는 환자를 앰뷸런스에 탄 채로 진료하기도 한다며 "그 환자들은 앰뷸런스가 마치 응급실의 일부인 것처럼 치료받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확진자의 증가세는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28일 신규 감염자는 16만8천817명으로 20만명을 밑돌았다. 한때 3천명을 넘었던 하루 사망자도 28일에는 1천718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1주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환자와 사망자 수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11일 전 21만9천324명이었던 하루 평균 확진자는 28일 18만904명으로 낮아졌고, 6일 전 2천715명이었던 하루 평균 사망자는 28일 2천210명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새해 1월에는 감염자 급증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전후해 수백만명이 항공편을 이용하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 후 항공 여행객이 최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내년 1월에는 12월보다 (확산세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존스홉킨스대는 29일 미국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1천934만여명, 누적 사망자 수를 33만5천여명으로 집계했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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