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낮아져 최종 집행유예 기대하지만 재수감 가능성 배제 못해
이건희 별세 후 홀로서기 이재용 '뉴삼성' 시험대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30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9년을 구형받으면서 삼성은 초긴장 상태로 내년 초 나올 최종 선고를 기다리게 됐다.
앞선 1·2심보다 검찰의 구형량이 줄어 최종 선고 형량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실형 선고에 따른 재수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고인 이 부회장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은 대법원에서 일부 혐의가 무죄로 확정된 점을 고려해, 앞서 1·2심에서 모두 징역 12년을 구형했던 것보다는 구형량을 낮췄다.
삼성은 이르면 1월 중 나올 최종 선고에서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수년째 이어진 국정농단 사법리스크가 종지부를 찍길 바라고 있지만 선고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2016년 국정농단 사건 관련 특검 수사가 시작된 후 이 부회장은 현재까지 약 4년여간 구속 수감, 석방, 파기환송심 등을 거쳤다.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 구속돼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로 재판을 받으며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1심에서 유죄였던 일부 혐의가 무죄로 뒤집히며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이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해 8월 이 부회장이 2심에서 무죄로 본 뇌물 혐의 일부를 유죄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원심을 파기했고 특검의 재판부 기피 등으로 공전하다 이날 결심공판이 열린 것이다.
그간 파기환송심에서 이 부회장 측은 무죄를 주장하기보다는 재판부의 주문에 따라 준법감시위원회를 구성하는 등의 노력으로 재수감을 피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하며 일부 혐의에 대한 유무죄 판단을 달리했고, 검찰이 이날 징역 9년을 요청하면서 최종 판단은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몫이 됐다.
삼성은 집행유예를 기대하면서도 이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2017년의 '총수 부재' 사태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며 긴장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10월 별세한 뒤 이 부회장은 명실상부한 총수로서 미래 신사업 확대 등 '뉴삼성'으로의 변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완전한 '홀로서기'로 경영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이 부회장이 재수감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의 미래 경쟁력과 성장동력 확보 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게 삼성측의 우려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대변혁기를 맞아 삼성도 미래 신사업을 발굴하고 확대해 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며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계속해서 삼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날 검찰의 구형에 대해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최후 진술을 통해 수년간 재판을 받은 소회와 향후 계획 등 '뉴 삼성'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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