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겨냥 B-52 출격, 대만해협엔 이지스 구축함 두 척 투입
중국 국방부 "대만 독립세력에 잘못된 신호…단호히 반대"
(서울·선양=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차병섭 특파원 = 미국이 정권 교체기에 중동과 대만해협에서 핵폭격기와 이지스함, 핵잠수함 등 전략무기를 동원해 연일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미군의 대표적 전략핵폭격기인 B-52가 미 본토를 이륙해 중동으로 출격해 무력시위를 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미군의 (중동) 지역 안정에 대한 결의를 강조하고, 신속히 압도적 전투력을 전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핵잠수함(SSBN)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히는 B-52는 한 번 출격하면 공중급유를 받지 않고 1만4천㎞ 이상을 비행할 수 있다.
프랭크 매켄지 미 중부사령관은 B-52 출격 사실을 밝히며 "미국인이나 우리의 이익을 겨냥한 어떤 공격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군은 지난 10일에도 B-52 폭격기 두 대를 루이지애나주 박스데일 공군기지에서 출격시켜 걸프 해역서 무력시위를 벌였으며, 지난 21일 미 해군은 오하이오급 핵잠수함 조지아 호(USS Georgia)가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미국이 작전 중인 핵잠수함의 위치를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미국이 중동에서 잇따라 무력 시위에 나선 것은 가셈 솔레이마니 전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미국이 표적공습으로 살해한 지 1주년이 다가오면서 이란이 보복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이뤄졌다.
이란 군부 실세이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버금가는 권력자로 평가되던 솔레이마니는 지난 1월 초 이라크를 찾았다가 미군 무장무인기(드론) 공습에 사망했다.
중동뿐 아니라 미국은 중국을 향한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대만해협에 두 척의 이지스 구축함도 투입했다.
미 해군은 "전함들의 대만해협 통과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결의를 보여준다"면서 "미군은 국제법이 허락하는 한 계속 항해하고 작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 전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은 이달 들어 두 번째이자 올해 들어 열 세 번째로, 남중국해 갈등과 중국의 대만에 대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무력시위 차원이다.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 전함이 18일에 이어 또다시 대만해협을 지나며 무력을 과시하며 도발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만독립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전달했으며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에 심각한 해를 끼쳤다"면서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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