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박물관·식당도 인원 제한…선양 벗어나려면 음성결과 제시해야
베이징당국 "순이구 지역 유행 코로나는 해외서 유입"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랴오닝성 선양(瀋陽)시 당국이 최근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대규모 검사에 나서기로 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31일 선양만보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선양 당국은 최근 전시에 준하는 비상 방역태세에 돌입한 데 이어 이날부터 톄시(鐵西)구 등 시내 9개 구 전체주민을 대상으로 핵산검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선양에는 13개 행정구역에 830여만명이 거주하는데, 이 가운데 환자 발생지역과 가깝고 중심부에 해당하는 9개 구 주민들을 닷새 안에 검사해 감염자를 가려내겠다는 것이다.
선양 당국은 또 백화점·박물관·식당 등 다중이 이용하는 쇼핑·문화오락·서비스 시설에 대해 수용가능 인원의 절반만 받도록 했다.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도 승객을 절반 이상 태우지 못한다.
중(中)위험 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해당 시설들은 모두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중위험 지역으로는 들어갈 수는 있지만 나올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다른 지역의 경우 주거구역 별로 외부 방문인원에 대한 검사·등록을 강화하고, 선양 밖으로 나가려할 경우 72시간 이내의 음성결과 증명서를 제시하도록 했다.
선양 당국은 이미 29일 해외에서 선양으로 들어온 입국자의 시설격리 기간을 기존 2주에서 3주로 늘린 상태다. 또 자가격리 대상자의 무단 외출을 막기 위해 폐쇄회로(CC)TV와 출입문 전자센서 등을 사용할 방침도 밝혔다.
선양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및 무증상감염자가 28일 7명, 29일 3명, 30일 2명 보고되는 등 환자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랴오닝성에서는 선양뿐만 아니라 항구도시 다롄(大連)이 이번 달 들어 주민 637만 명을 대상으로 핵산검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한편 베이징(北京) 질병예방통제센터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베이징 순이(順義)구에서 유행 중인 코로나19는 인도네시아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국의 조사 결과 23~29일 순이구에서 나온 감염자 16명의 바이러스는 'L유전자형 유럽계 2.3'에 속하며, 이는 지난달 동남아시아에서 유행한 종류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초기 감염자인 인도네시아 국적자가 지난달 인도네시아에서 중국 푸젠성으로 들어올 때 항공편 옆자리에 확진자가 타고 있었다.
이 감염자는 14일 격리 후 지난 10일 푸젠성에서 베이징으로 이동했고, 룸메이트와 슈퍼마켓 점원 등에게 병을 옮기면서 확산했다는 것이다.
다만 방역당국 관계자는 "24일 베이징 시청(西城)구에서 나온 무증상감염자나 23일 중국에서 한국 귀국 후 무증상감염 진단을 받은 한국기업 주재원이 순이구 집단감염과 관련 있는지 증거는 아직 찾지 못했다"면서 "계속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30일 하루 중국 전역의 지역사회 신규 확진자는 랴오닝성(5명)·베이징(2명)·헤이룽장성(2명)에서 9명, 무증상 감염자는 랴오닝성(3명)·헤이룽장성(1명)에서 4명이 보고됐다.
헤이룽장성 감염자는 모두 중러 접경도시 헤이허(黑河)에서 나왔으며, 헤이허 당국은 다음 달 1일까지 일반차량의 통행을 금지하고 주민들도 외출을 자제하도록 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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