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확산하고 지지율은 폭락…선거전략 불투명한 스가

입력 2021-01-02 13:52  

코로나는 확산하고 지지율은 폭락…선거전략 불투명한 스가
국회해산 시기 주목…4월 보선 패하면 '스가 끌어내리기' 가능성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선거 수완이 올해 심판대에 오른다.
국민의 직접 투표를 거치지 않고 집권당 파벌 수장들의 밀실 합의를 발판으로 권력의 정점에 오른 스가 총리가 올해 어떤 전략으로 선거에 임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일본 정치 일정에서 주목되는 선거는 9월 30일 임기가 종료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 10월 21일 임기가 끝나는 중의원 선거, 4월 25일 예정된 중·참의원 보궐 선거 등 크게 3가지다.
스가 총리는 자민당 총재를 겸직하고 있고 총재 재선은 그가 총리 임기를 연장하기 위한 사실상의 필요조건이다.
중의원 선거의 경우 의원 임기 만료가 10개월도 남지 않은 가운데 스가 총리가 국회를 언제 해산할지가 관건이다.



일본 정가에서는 3월 하순 2021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 예산을 확정한 후 또는 9월 5일 도쿄 패럴림픽 폐막 후에 스가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일단 거론된다.
이달 18일 정기 국회가 개막하면 서둘러서 2020년도 3차 추경 예산안을 처리하고 국회를 해산하는 방안도 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최근 상황에 비춰보면 실현 가능성이 작다.
스가 총리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국회 해산에 관해 "가을까지 중의원 해산이라는 것은 이미 시간이 정해져 있다"면서 "어쨌든 전력으로 감염 확대를 방지하겠다"고 언급해 연초 해산 가능성과는 선을 그었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이를 성과로 삼아 국회를 해산하고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 스가 입장에서는 장기 집권을 위한 이상적인 방안이 될 수 있으나 이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다.
우선 일본의 확진자가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올림픽 개최가 가능한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본에서도 조만간 순차적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에는 변이된 바이러스까지 유입된 상황이라서 낙관하기는 어렵다.
만약 스가 총리가 내년도 예산 확정 후 국회를 해산하지 않으면 4월 25일 예정된 중의원 홋카이도(北海道) 제2선거구와 참의원 나가노(長野) 선거구의 보궐 선거가 스가 취임 후 첫 국회의원 선거가 될 전망이다.
이 경우 보궐 선거는 스가의 지도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만약 자민당이 패배한다면 각 파벌은 스가를 간판으로 삼아 총선까지 가도 괜찮을 것인지 의구심을 품게 될 가능성이 크다.



즉, 9월 임기 만료를 계기로 자민당 총재를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수 있다.
홋카이도 제2선거구는 집권 자민당 요시카와 다카모리(吉川貴盛) 의원이 최근 금품 수수 의혹으로 사직함에 따라, 나가노의 경우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하타 유이치로(羽田雄一郞) 의원이 코로나19로 사망함에 따라 각각 보궐 선거가 실시된다.
두 선거구 모두 야당의 지지 기반을 무시할 수 없는 곳이며 특히 홋카이도는 요시카와가 금품 비리로 낙마한 후폭풍이 몰아칠 가능성이 있어 자민당이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부담을 피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 확정 후 국회를 해산해 보궐 선거를 총선으로 흡수하는 방안이 있다.
하지만 이때까지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제동을 걸고 악화한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스가 내각 지지율은 작년 9월 발족 당시는 역대 3위 수준으로 높았으나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비판 여론이 지지 여론을 압도하는 상황이 됐다.
이밖에 올해 7월 22일 임기가 끝나는 도쿄도(東京都) 의회 임기 만료를 계기로 동시 선거를 하도록 하는 방안이나 중의원 임기 만료 직전에 국회를 해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동시 선거는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달갑게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임기 만료 직전에 선거하는 것은 떠밀리듯 뒤늦게 해산했다가 민주당 세력에 정권을 내준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의 전철을 밟을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기 만료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데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선택지가 좁아진 가운데 스가 총리의 올해 정국 구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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