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캘리포니아서 중환자실 병상 동나…설비노후 병원엔 공병대

입력 2021-01-03 03:52  

미 캘리포니아서 중환자실 병상 동나…설비노후 병원엔 공병대
코로나 환자 몰리자 산소 공급장치 말썽…일부 주선 신규 감염·사망자 최고치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새해가 시작됐지만 미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악화하고 있다.
일부 주(州)에서 하루 신규 감염자나 사망자가 최고치를 기록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중환자실(ICU)이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
CNN 방송은 2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를 중심으로 한 남부 캘리포니아와 샌와킨밸리 지역에서 중환자실 병상이 동났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의 많은 지역에서 중환자실이 포화 상태에 근접한 가운데 이들 지역에는 병상이 하나도 남지 않은 것이다.
또 LA카운티의 6개 병원에서는 환자 급증으로 고압의 산소를 공급하는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미 육군 공병부대가 투입됐다. 코로나19 환자가 몰려들며 치료에 필요한 산소 수요가 급증하자 노후한 인프라(기반시설)가 이를 감당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 부대의 설계·건설 전문가들은 6개 병원에서 산소 공급장치를 점검하며 업그레이드가 필요한지를 검토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지난달 31일 코로나19 사망자가 574명에 달하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텍사스주에서는 1일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1만2천400명을 넘기며 5일 연속으로 기록을 경신했다.
조지아주에서 신규 감염자 8천700여명이 나오며 새 기록을 썼고, 메릴랜드주에서는 이날 신규 확진자가 역대 두 번째로 많이 나왔다.
아칸소주에도 4천300여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해 감염자가 가장 많이 나온 날이 됐다. 애사 허친슨 아칸소 주지사는 "새해를 시작하며 우리의 첫 번째 결심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자는 것이 돼야 한다"며 "우리 모두는 각자의 몫을 해야 한다"고 트위터에 썼다.
앞으로도 사태가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크리스마스와 신년 연휴를 거치며 많은 사람이 여행에 나서고 가족·친지와 만난 여파가 1∼2월 중 가시화되리란 것이다.
일례로 미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1월 한 달간 미국에서 11만여명이 추가로 사망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 연구소는 지난달 23일 업데이트한 코로나19 예측 모델에서 2월 1일 미국의 누적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45만9천324명으로 전망한 바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를 기준으로 1일까지 누적 사망자가 34만6천여명이었던 것에 비춰보면 앞으로 한 달간 약 11만3천명이 추가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미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지난해 12월의 7만7천500여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일 신규 감염자 16만606명, 사망자 2천51명이 새로 발생했다. 공휴일의 영향으로 수치가 평소보다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는 1일 미국의 코로나19 입원 환자를 12만5천57명으로 집계했다. 역대 최대치인 지난달 31일의 12만5천379명에서 소폭 감소한 것이다.
존스홉킨스대는 2일 미국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2천17만여명, 누적 사망자 수를 34만8천여명으로 각각 집계했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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