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동아프리카 케냐에서 전국 초·중·고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닫았던 문을 열고 열 달 만에 일제히 개학했다.
4일(현지시간) 아침 수백만 케냐 초중고 학생이 마스크를 쓰고 등교해 체온을 측정하고서 잃어버린 지난 1년의 학사일정을 재개하기 위해 교실에 입장했다고 데일리 네이션 등 현지 언론매체와 AFP 통신 등 외신이 이날 보도했다.
학부모인 힐다 무심비는 이날 "학부모로서 애들이 학교에 돌아와 기쁘다"면서도 "다른 애들이 바이러스를 전파하거나 교사나 교직원들이 감염자일지도 모른단 생각에 걱정도 된다"고 조심스레 소감을 전했다.
케냐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최초 확진자가 나오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 문을 닫고 같은 해 10월 초중고 졸업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부분 개학을 했다.
수도 나이로비의 카사라니 초등학교 학생인 머시 은데리는 "학교에 다시 등교하게 돼 기쁘다. 아주 오랜 방학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교사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낸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비좁은 교실에 학생들을 앉히느라 애를 먹었다.
지방 도시에 있는 보이초등학교의 교장인 므부리야 뭄비아는 "책상이 충분치 않아 학생들을 1m 간격으로 띄워 앉히기가 어렵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앞서 케냐에서는 학교가 부분 개학한 지난해 10월 코로나19 감염이 치솟으며 많은 수의 학생과 교사가 감염됐다.
당시 확진율이 20%를 넘나들며 당국을 긴장시켰으나 이후 점차 낮아져 지난주에는 5% 아래로 떨어졌다.
한편, 조지 마고하 케냐 교육부 장관은 이날 국내 최대인 4천700명의 학생이 등교하는 '키베라'(Kibera) 빈민가에 있는 올림픽 초등학교를 찾아 "많은 학생으로 붐비지만, 보시다시피 학생들의 출석률이 양호하다. 모든 학생이 마스크를 썼고 교사들은 가르칠 준비가 됐다. 이들을 지원하자"라고 말했다.
장관은 그러면서 "학부모는 학생들을 학교에 안 보낼 이유가 없다"라며 "우리는 충분한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학부모는 자녀들에게 마스크를 줘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전날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현재 시행 중인 야간통금(밤 10시~새벽 4시) 조치를 오는 3월 12일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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