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풀린 돈 1년새 10%↑…5대은행 신용대출 24조 급증
SK바이오팜·카카오게임즈·빅히트 등 공모 시점에 신용대출 '쑥'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 3,000선을 넘어선 데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저금리 기조와 이에 따라 크게 불어난 시중 유동성도 큰 몫을 했다.
급증한 유동성의 상당 부분이 신용대출 등 '빚투(대출로 투자)'의 형태로 주식시장에 흘러들었기 때문이다.
6일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작년 10월 기준 광의 통화량(M2 기준)은 3천150조5천억원으로 1년 전인 작년 10월보다 9.7%나 많은 상태다.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 M2에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 외 MMF(머니마켓펀드)·2년 미만 정기 예금·적금·수익증권·CD(양도성예금증서)·RP(환매조건부채권)·2년 미만 금융채·2년 미만 금전신탁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코로나19 사태와 저금리 환경 속에서 가계와 기업 등이 대출을 통해 돈을 대거 끌어 쓰면서 시중 통화량도 계속 불어나고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사상 최대 폭으로 뛴 금융권 가계 신용대출의 적지 않은 부분이 주식 투자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670조1천539억원으로, 1년 전보다 9.73%(59조3천977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중에서도 신용대출은 21.6%(109조9천108억→133조6천482억원)나 불었다.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증가율 8.32%(437조3천780억→473조7천849억원)의 거의 3배 수준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 주택 매매 자금 수요 등도 있기 때문에 모든 신용대출이 증시로 흘러들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지난해 SK바이오팜(7월)·카카오게임즈(9월)·빅히트엔터테인먼트(10월) 등 이른바 'IPO(기업공개) 대어'들의 공모주 청약 기간에 신용대출이 급증하는 현상이 반복된 것 등으로 미뤄 유동성과 대출이 지수 상승의 연료가 된 것은 분명하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한은도 지난해 9월 5대 시중은행을 포함한 전체 은행권의 기타대출(신용대출 등)이 8월 한 달만 5조7천억원이나 뛰어 월간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고 발표하면서 "아파트 분양 계약금과 최근 오른 전셋값 등 주택 관련 자금 수요, 공모주 청약 증거금 납입과 상장주식 매수 등을 위한 주식투자 자금 수요 등이 신용대출 증가의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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