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연휴·변이 바이러스 여파로 힘든 싸움 지속
AP "백신 공급이 수요 못 따라가…빈곤 국가는 접종 순위 밀려"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2021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함께 시작되면서 대유행 종식에 대한 희망이 커졌지만, 전염이 접종 속도보다 빨라 각국이 또다시 봉쇄령을 동원하는 등 힘든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연말 연휴의 여파로 코로나19 환자 수가 오히려 늘어나고 있고 전염력이 더 강하다고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국가가 많아져 백신이 아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 1월은 여전히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AP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바이러스 재확산에 유럽 각국서 봉쇄령 시행·연장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승인한 영국과 그 뒤를 이은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시민이 늘고 있으나, 엄청난 수요에 비해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백신을 가장 먼저 접종한 영국에서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최다치를 기록하고 입원율이 치솟자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는 국민보건서비스(NHS)의 부담 가중을 피해야 한다며 강력한 봉쇄령을 시행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5일 "감염성이 큰 변이 바이러스 탓에 확진자가 급증해 영국 국민 50명 중 1명이 감염됐고, 런던은 30명 중 1명 비율이다"라며 봉쇄령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잉글랜드 최고 의료책임자 크리스 휘티 교수는 5일 "확진자가 늘어나면 다음 겨울에도 일부 봉쇄령을 재시행 할 수도 있다"라며 "대유행은 단번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지난달 성탄연휴에 시행한 봉쇄령을 연장했고, 스페인은 여행 제한 조치를 유지했다. 덴마크는 집합 가능한 인원수를 10명에서 5명으로 줄였고, 프랑스는 더 강화된 이동 제한 정책을 예고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늘어나는 사망자 수로 장례에 쓸 관이 부족해지고 늦은 밤까지 시신 처리 절차가 이어지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의 응급의료서비스(EMS)실은 구급대에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는 환자는 병원으로 이송하지 말고 산소를 아껴 쓰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CNN이 전했다.
◇ 1월에도 확진자 계속 증가…백신 접종 요원한 국가도
남미의 상황도 심각하다.
특히 중환자 수가 지난해 8월부터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브라질에서는 코로나19 사망자의 시신을 수용하기 위해 야외에 냉장실을 설치할 정도다.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도 확진자가 지속 증가해 다른 지역의 의료진이 파견되고 있다.
멕시코 한 국립 대학 교수는 "1월 셋째 주가 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져 입원 환자 수가 늘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럽, 남미 대륙보다 확진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국가에서도 최근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추세다.
지난달 중순 코로나19 확산 진정세를 보였던 태국에서도 최근 들어 수천 명이 양성 판정을 받자 당국은 수도 방콕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 봉쇄령을 가했다.
중국도 새해 명절 '춘절'을 앞두고 휴교령과 함께 이주노동자에게 귀향하지 말라는 공지를 내렸다.
일본 역시 긴급사태를 발령해 입국 제한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고, 곧 백신 사용 승인에 속도 낼 계획이다.
AP통신은 네덜란드가 6일에야 백신 접종을 시작해 유럽연합(EU) 국가 중 가장 늦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호주는 3월까지도 접종 계획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인도는 8월까지 3억 명에 백신을 접종하겠다면서 세계에서 최대 규모의 백신 접종 프로그램에 돌입했지만, 대다수 빈곤 국가들은 접종 순위에서 밀려나 있다고 보도했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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