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서치 기관 전망…세계 2차대전 이후 최대규모
영국 상공회의소 "중소사업장 43% 현금유동성 위축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도입한 3차 봉쇄조치로 인해 올 회계연도 재정적자가 4천500억 파운드(666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금융시장 리서치 기관인 헤테로노믹스(Heteronomics)의 수석 경제학자인 필립 러시는 2020∼2021 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에 정부 순차입이 이같은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는 "정부가 봉쇄 조치로 인한 경기 침체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새로운 경기 부양책을 시행하면 대략 5천억 파운드에 육박하는 순차입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분석 전망업체 EY아이템클럽(EY Item Club)의 하워드 아처 수석 경제자문도 "재정적자가 4천500억 파운드에 달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같은 전망은 영국 정부가 발표한 올해 회계연도 순차입 전망치 보다 560억 파운드 많은 수치로 국내총생산(GDP)의 21%에 달한다. 아울러 세계 2차대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재적정자다.
영국 예산책임처(OBR)는 지난해 11월말 올해 회계연도 순차입 규모가 3천940억 파운드에 달한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올해 회계연도에 막대한 재정 적자가 발생하면 향후 수년간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가 끝나면 지속가능한 공공 재정을 유지하기 위해 세수 증대 및 정부 지출 삭감 등의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음 회계연도 재정 적자는 1천640억 파운드로 감소할 것이라고 OBR은 전망했다.
영국 투자은행인 판무어 고든의 사이먼 프렌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은 전망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번 3차 봉쇄 조치로 인한 경제적 피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해 봄에 비해서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많은 건설 및 제조업체들이 계속 활동하고 있고, 많은 사업장에 재택 근무 시스템이 정착됐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봉쇄 조치로 인해 작년 4분기 생산이 큰 차질이 빚었기 때문에 경기침체 후 회복기에 접어들다가 다시 침체가 발생하는 '더블딥'(double dip)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나온 영국 상공회의소(BCC)의 분기별 보고서도 향후 실물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6천여개의 중소 사업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43%가 현금 유동성이 현저히 줄어들어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답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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